한국과 일본간에 무역거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70년대초부터 나는 사업관계로 한국을 여러차례 방문했다. 또 한국인 조상들이 정착해 살았던 규슈지방에 나의 아버지를 비롯한 선조들이 대대로 살아왔다. 한국과의 이런 묘한 인연으로 나는 종종 나자신을 한국인의 후손으로 생각할만큼 한국을 잘 안다고 나름대로 자부해왔다. 그러나 사업차 방문하는 것과 실제로 한국에서 사는 것과는 전혀 별개였다. 가장 먼저 피부로 와닿는 것이 공공장소에서의 잘못된 매너였다. 많은 한국인 부모들은 자식들이 식당등 공공장소에서 장난치거나 시끄럽게 굴어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않는다. 또 유원지나 유흥가, 골프장등에서는 과다한 요금과 팁을 막무가내로 요구한다. 택시운전사들이 이미 탑승한 승객에게 허락도 받지않고 다른 승객을 합승시키는 경우도 다반사다. 관광지에서 다른 관광객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술에 거나하게 취해 대낮에 춤판을 벌이고 고성방가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 대부분은 이런 모습들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 여기고 또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내가 분석해보건대, 이런 점들은 아마도 왜곡된 「대륙주의」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말로 하면, 조그맣고 사소한 일에 왜 신경을 쓰느냐 하는 자세다.
하지만 이런 좋지못한 매너를 대륙주의로 치부하고 그냥 넘기기엔 정도가 너무 심하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운전이다. 나는 자가용운전자를 고용해 차를 타고 다니는데 차에 탈 때마다 속이 거북해 토할 것만 같다. 주변 운전자들의 좋지못한 운전습관 때문이다. 그들은 아무때나 어디에서나 마구 끼여들면서 정작 길은 양보하지 않는 얌체운전을 식은 죽 먹듯 하곤 한다. 또 조금이라도 안전운행을 하면 여지없는 경적이 귀청을 찢는다.
이제는 한국인들도 공공장소에서의 매너를 국제적인 감각에 맞게 갖추고 처신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한국은 이제 빠른 경제 성장으로 사업관계자들이나 관광객들이 연간 수백만명씩 찾고 있는 나라중의 한 곳이 됐다. 한국이 점차 세계의 무대에 부상하는 만큼 그에 따른 공공장소에서의 예의범절수준 또한 높아져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 특히 가정에서의 교육이다. 사회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남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공존공생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국에서는 일반화되다시피 한 「AFTER YOU」 「GO AHEAD」(먼저 가세요)자세가 한국인들의 실제생활에도 조만간 정착돼 나가기를 바란다.<일본인·회사원>일본인·회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