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북구청사건이나 「지존파」 살인집단사건같이 세상 살맛을 잃게 하는 고약한 일들이 연거푸 터져 나왔으면 그 수습에라도 최대의 성의를 보이는게 당국이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도리다. 그런데 두 사건의 올바른 수습중에서 당장 시급한 수사과정을 지켜 보노라면 당국의 자세에 너무나 성의가 없을 뿐더러 수사의 기본조차 무시하는등 갈팡질팡 흐트러진 자세만을 보여줘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하겠다.
먼저 터져나온 인천북구청 세금도둑사건부터 살펴 보면 우연한 사건적발 초기부터 수사의 기본원칙 부재현상이 너무나 두드러졌었다. 자진출두한 주범 안영휘씨를 되돌려 보냈는가 하면 가택수색조차 않았었다.
그리고 마냥 인천시청등 고위층 눈치를 보느라 그랬는지 범행규모나 관련자 수사 및 가장 중요한 물증인 사라진 영수증철 찾기에도 도무지 성의를 보이지 않았었다. 그 때문에 경찰수사가 진행중이었던 지난 14일 조직적 범행가담 및 영수증철 은닉혐의의 김형수씨가 태연히 미국으로 도피마저 할 수 있었다.
그나마 수사가 뒤늦게라도 본격화된건 연휴중인 지난 19일의 최기선 전인천시장의 사퇴 이후였다. 검찰이 그때서야 특수부에 이어 강력부검사팀까지 보강시켜 수사에 나서면서 영수증철을 비로소 찾아내고 횡령규모가 1백50억원에 이를 것임을 확인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초동수사의 늑장과 무성의로 관련자 6명은 이미 도피한 후였던 것이다.
세금도둑질이 올해도 계속되었으며 인천의 다른 구청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수사의 고비이다. 그래서 수사당국의 심기일전을 촉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존파」 살인집단사건의 수사 역시 구멍투성이였음은 날이 갈수록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지존파의 이번 소사장부부 납치살인 범행에 앞선 20대 여인 「살인실습」 사건이나 악사 이씨에 대한 교통사고 위장살인 사건수사에서 경찰은 시민들의 암매장사체신고나 위장극임이 분명한 현장상황을 도대체 무시하는, 수사의 기본에서 벗어난 작태를 보였음이 이미 드러나지 않았던가.
그 당시 경찰이 수사의 기본상식이라도 따랐다면 오늘의 엄청난 범행은 막을 수가 있었을 것임을 생각하면 아쉽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초동수사에서의 나태함과 수사원칙 무시행태가 오늘에까지 이어지는건 또 어쩐 일인가. 경찰관 20여명이 동원되어 살인공장 현장을 살폈다면서도 마당에 방치돼 있던 범인들 자동차는 외면했다가 5일만에야 유골과 소사장의 애원각서 및 메모수첩을 발견해 뒤늦은 소동이 빚어졌다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기관총을 비롯, 조준기 달린 정밀총기의 구입기도와 백화점구매고객명단등 사생활침해 거래와 여죄추궁등 하루빨리 밝혀내야 할 엄청난 일들이 산적해 있는 지금이다.
수사기관의 일대 분발과 정부당국의 따끔한 독려를 촉구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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