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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에 걱정되는 것(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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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에 걱정되는 것(사설)

입력
1994.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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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바에서 재개되어 상당한 급진전을 보이고 있는 북미3단계회담 2차회의는 북핵해결의 마지막 협상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우리의 최대관심은 최종협상에서 한국측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가이지만 전망은 지극히 아리송하다는데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회의의 핵심적인 의제는 경수로원전의 노형선택과 누가 건설을 주도할 것인가하는 문제다. 이 경우 한미양국은 외견상으로는 원칙과 공동보조를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클린턴대통령은 김영삼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경수로지원은 핵투명성이 전제되는 조건하에서 가능하고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대통령은 경수로지원을 다짐하는 답서에서 『경수로는 과거핵이 규명되어야만 지원하되 한국형이 돼야하며 한국이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했다.

 하지만 미국의 의중은 한국정부의 주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해결원칙에는 입장을 함께 한다면서도 「자국의 이익과 편의」에 입각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2차회의에서 핵협상을 완전 타결짓는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외교의 무능과 실책을 보였던 클린턴정부는 아이티해결과 함께 북핵타결을 내달 중간선거에서 큰 업적으로 내세워 공화당의 의회지배를 저지하려 하고, 북한 역시 김정일체제의 구축과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미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및 경수로획득의 기회로 삼고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우리는 반드시 몇가지를 경계해야만 한다. 먼저 북한의 철저한 한국 배제주장과 미국이 과연 얼마나 이를 만류 또는 반대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또 한국이 경수로지원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과거핵규명에 대해 갈루치미대표는 『특별사찰원칙은 불변이나 그 실시는 시급성이 없다. 경수로관련 부품들이 북한에 도착하기전까지만 실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즉 수년후로 미루겠다는 의도다. 북한 역시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특별사찰은 절대불가이며 강요할 경우 핵개발을 계속하겠다』고 협박했다.

 한국형 노형문제도 1차회의에서 미국에 일임했던 북한이 전문가회의에서 반대로 돌변하자 미국은 추진기관으로 처음 10여개국이 참가하는 국제컨소시엄안을 냈다가 참여국이 보증하는 민간기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로서는 명칭에 관계없이 「노형채택과 한국주도」만 관철되면 그만이나 민간기구로 될 경우 결국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은 40억달러중 75∼80%의 막대한 비용만 대는 한 회원국역만 하게될 위험이 다분히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북미협상을 엄정하게 주시해야 한다. 북핵이 완전해결아닌 정치적 필요에 의해 반쪽해결로 매듭지어질 경우 우리는 여전한 핵부담을 지니게 된다. 미국에 대해 과거 핵규명의 선결과 경수로지원의 한국주도등이 관철되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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