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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기업간부 테러 비상/92년후 18건… 3명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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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기업간부 테러 비상/92년후 18건… 3명 피살

입력
1994.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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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회수싸고 폭력조직개입 일쑤/범행치밀… 증거안남겨 수사답보 일본에서 최근 기업간부를 표적으로 한 흉악범죄가 잇달아 경찰과 기업체가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있다.지난 14일 상오 7시께 나고야(명고옥)시의 고급주택가에 살고있던 스미토모(주우)은행 나고야지점장 하타나카(전중화문·54)씨가 사살된 시체로 발견됐다. 그는 현관에 감시용텔레비전모니터와 자동잠김장치까지 붙어있는 고급맨션에 살고있었는데도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것이다.

 경찰은 하타나카지점장이 잠옷차림이었고 방안도 흐트러진 흔적이 없었으며 인근주민들도 다투거나 이상한 소리를 들은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어 면식범에 의한 살인으로 단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타나카지점장의 경우는 빈발하고 있는 일본의 기업테러사건의 일부분에 지나지않는다. 92년 폭력단대책법 시행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기업간부 피습사건은 모두 18건. 이중 3명이 사망했다. 후지(부사)필름전무는 지난 2월 심야에 집앞에서 면회를 요청한 범인에게 가슴등을 칼로찔려 그자리에서 숨졌다. 지난해 8월 오사카(대판)의 한와(판화)은행부행장도 기다리고 있던 범인의 권총에 맞아 즉사하는 등 테러의 수법도 점점 흉악해지고 있다.

 또 범행이 치밀한 계획에 의해 단시간에 이루어지는데다 증거가 될만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 「프로킬러의 솜씨」여서 경찰이 애를 먹고 있다. 18건의 테러사건중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한 사건이 2건에 불과할 정도다.

 기업간부에 대한 테러가 빈발하고 있는 것은 범인검거율이 극히 저조한데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폭력단과 기업의 공생, 또는 유착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금융기관이나 기업마다 거품경기가 붕괴되면서 거액의 불량채권이 생겨나게 됐고 이를 매각하고 회수하는 것이 최우선과제였다. 이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폭력단관계자가 관련돼 기업측과 마찰을 빚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폭력단을 끼고있는 부동산회사일 경우 은행이 채권확보수단으로 건물등의 저당권을 행사하면 이를 저지하기위해 폭력단을 동원,은행수뇌부나 담당간부를 협박하거나 테러를 가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간부테러가 기승을 부리자 기업측도 위기관리와 대책마련에 머리를 짜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스미토모그룹은 경비회사에 용역을 주고 최고경영자의 자택에 경비인을 배치시키고 있다. 덕분에 경비전문회사인 「세콤」에는 기업간부들의 주문이 쇄도,회사측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회사는 자택에 감지기를 달고 이상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경비회사에 연락되는 경비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계약자만 해도 5만5천명으로 연 20%의 계약고 신장을 보일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무의 성격상 폭력단의 개입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건설업계의 경우 대기업 수뇌들의 자택에는 반드시 경비원이 배치된다.미쓰비시(삼릉)중공업이나 동경전력등 방위기술이나 원자력을 취급하는 기업의 간부집에도 엄중한 경계가 취해지며 협박을 받은 회사간부에 대해서는 24시간 특별경계를 해주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이밖에 미쓰비시(삼릉)은행이나 일본항공(JAL)처럼 간부의 자택주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기업이 늘어났으며 자택에 아예 문패를 없앤 기업간부까지 생겼다. 경찰도 최근 기업간부의 협박사건이 늘어나자 5백20명의 경찰관을 신변경호원으로 지정,4백여개소에 파견배치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기획청은 최근 일본의 경기가 45개월만에 장기불황에서 회복됐다고 선언했지만 거품경기의 붕괴는 불량채권회수를 둘러싸고 간부에 대한 테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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