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부터… 최장 1년/“남녀평등에 의미”… 이용률 극히 낮을듯/노동부,관련법개정 밝혀 맞벌이 직장남성들에게 『집에서 애를 보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해고를 의미하는 말일 수가 없게 된다. 노동부는 지난 13일 국회여성특별위원회에 여성관련 주요 노동정책현황을 보고하면서 관련법을 개정해 남성근로자도 육아휴직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공무원은 이르면 내년부터 최장 1년까지 휴직,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법개정추진에서 육아휴직 대상자를 남성근로자로 확대하는데 그칠뿐 그동안 여성단체들이 주장해온 육아휴직의 유급화등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물론 법이 개정되더라도 부부가 공동으로 휴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둘중 하나만 휴직이 가능하다.
육아휴직제는 근로자가 직장생활과 자녀양육등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양립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든 근로자복지제도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87년12월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에 여성근로자에게만 출산휴가 60일을 포함해 1년이내의 휴직을 할 수 있도록 규정, 88년4월부터 시행됐다.
현재 육아휴직이 시행되는 나라는 모두 29개국이다. 이중 여성근로자에게만 육아휴직을 인정하는 국가는 터키등 6개국이며 나머지는 모두 남성근로자에게도 육아휴직을 인정한다. 육아휴직제가 가장 잘 정착된 스웨덴의 경우 지난72년 세계 최초로 육아휴직제를 도입하면서 여성들에게만 자격을 주었다가 75년 부모휴가로 바꾸면서 남녀가 동시에 휴직할 수 있게 했다.
이에비해 미국은 클린턴대통령이 공약이행차원에서 93년에야 뒤늦게 남성근로자에게도 육아휴직기회를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일본은 92년부터 시행했다.
육아휴직제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급여지급여부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휴가는 법적으로 유급이지만 육아휴직은 기본적으로 무급이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잘 정비된 사회보장기금에서 급여의 일부를 지급한다. 미국은 각 사업장마다 단체협상을 통해 결정하며 일본은 기본적으로 무급이지만 고용보험법에 의해 기업에 육아휴업도입장려금과 조성금을 지급하고 있다.
육아휴직제를 남성근로자에게 실시하더라도 실제 이용률은 선진국에서도 낮은 실정이다. 육아휴직제가 가장 발달된 스웨덴에서도 남성의 이용률은 10%안팎이다. 우리나라는 92년 한국여성개발원 조사에 의하면 여성근로자의 육아휴직사용률조차 평균 16.1%에 불과해 남성육아휴직의 이용률은 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성근로자의 육아휴직을 제도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사업자들의 여성인력고용회피현상을 줄일 수 있고 육아는 남녀공동의 몫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남녀평등을 실질적으로 이룬다는데 의미가 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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