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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도둑 「고양이」들/선연규 사회부기자(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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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도둑 「고양이」들/선연규 사회부기자(기자의눈)

입력
199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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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북구청 공무원들의 세무비리를 보고 있는 국민들중에는 소매치기에게 주머니를 털린 심정으로 울화통이 치민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신문사에는「생선가게 고양이」들의 새로운 범죄양태가 드러날 때마다 독자들의 전화가 쇄도한다.

 이들은 『인천 북구청의 세금도둑질은 빙산의 일각이다』 『문민정부에서 어떻게 이런 고질적비리가 발을 붙였는가』『세무당국을 더이상 믿지못하겠다』며 항의도 하고 푸념도 한다. 그러나 제보자는 공통적으로 신분을 감추려 한다.

 경실련이 지난14일 개설한 세무비리고발창구에는 벌써 20여건의 제보가 쌓였다. 이중 15건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제보였다.

 제보자들이 이같이 익명을 요구하는 것은 구청이나 세무서에 「밀고자」로 낙인찍혀 세금된서리와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본능」에서 비롯된다.

 경실련이 접수한 제보내용을 보면 제2, 제3의 인천 북구청사건이 도처에 잠복하고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된다. 『세무공무원이 세금감면을 먼저 제의해 와 놀랐다』 『변칙분양을 묵인해주고 돈을 받거나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등 세금을 떡주무르듯 한다』는 제보등은 세정에 대한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알수있게 한다.

 『준공검사를 빨리, 잘 받게 해주겠다』고 제의한 뒤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고양이」도 많았다. 경실련담당자는 이같은 제보내용들이 확인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설로 끝나기를 바라는 눈치다.

 정부는 공무원부정등 대형사건이 터지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는다. 그러나 대부분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어서 툭하면 재발된다.

 국민이 내는 혈세가 이렇게 부정한 루트로 계속 빠져 나간다면 누가 팔을 걷어붙이고 생업에 열중하겠는가.

 국민들은 공직자 특히 세무공무원들이 이번 세금착복사건을 거울삼아 공복의 자세를 가다듬어 숨은 제보자들이 얼굴을 내미는 사회만들기에 앞장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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