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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17명 보살피는 소망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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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17명 보살피는 소망의 보금자리

입력
199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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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동 달동네 「샬롬의 집」/“우울한 한가위”/김천일원장 무릎이상… 생업포기/영세민지원도 못받아 어려운생활 달빛이 가장 먼저 비치는 곳「샬롬의 집」을 아십니까.

 한가위의 풍요와는 거리가 먼 서울 도봉구 미아1동 837의 1280 「삼양동 달동네」. 가파른 언덕길을 한참 오르면 샬롬의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10여평짜리 슬레이트판잣집은 빗물이 샐 정도로 허술하고 낡았다. 토끼장보다 조금 넓은 6개의 방은 어두워서 한낮에도 형광등을 켜야 한다. 그러나 이곳은 부모형제가 버리고, 우리사회도 거두지못한 「샬롬가족」 17인이 삶을 꾸려가는 소망의 보금자리다.

 샬롬의 식구들은 가장이자 원장인 김천일씨(35)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어렵고 고단한 달동네생활을 이어왔다.

 주위의 무관심과 냉대를 이겨내고 재기의 희망에 설레던 샬롬의 집에 최근 먹구름이 다가왔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억척스럽게 나다니던 김씨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무릎관절염이 심해 오래 걷거나 무거운 것을 못들어 생업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샬롬의 집에는 정신박약 자폐증으로 말까지 못하는 김승규(9) 한규군(7)을 비롯, 간질 뇌성마비 중풍 지체부자유자등 17명의 장애자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고있다. 김씨가 이들을 만난 것은 85년. 허리디스크를 치료하느라 얼마되지않는 가산을 날려보낸 김씨는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거두어야겠다고 결심했다.

 89년 청량리역 부근에서 행려병자와 장애자돕기를 시작한 김씨는 90년 3월 현재의 달동네 전셋집으로 옮겨 샬롬의 집이란 간판을 달았다.

 이집의 한달 생활비는 2백여만원. 얼마전까지는 김씨가 전도사와 인쇄소일을 해서 가져오는 1백50만원으로 생활해왔으나 현재는 인근 교회등에서 도와주는 50만원으로 최소한의 생계만 이어가고 있다.

 샬롬의 집은 구청이나 동회로부터 영세민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17명의 식구중 4명만이 구호양곡과 의보혜택을 누릴 뿐 나머지는 호적조차 없거나 주민등록증이 말소돼 인간대접을 못받고 있다.

 「샬롬」은 히브리어로 평온·평강·평화를 뜻한다.【송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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