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맛의 세계제왕” 120년 전통/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맛의 세계제왕” 120년 전통/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사

입력
1994.09.16 00:00
0 0

◎철저한 현지화경영 69개국에 공장/커피·분유 등 한해매출 4백억달러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은「맛」의 세계 정복. 기업국제화의 귀재 네슬레사가 이룬 업적이다.

 스위스의 로잔에서 기차로 15분거리인 인구2만의 소도시 베베이. 이곳 레만호숫가에 세계적 식품회사인 네슬레사의 본부건물이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매출 5백74억스위스프랑(3백91억달러) 당기순이익 28억스위스프랑(19억달러)을 기록한 네슬레사는 스위스 최대의 제조업체이자 세계 식품업계의 제왕격인 거대기업.

 그러나 네슬레의 스위스 내수시장 판매액은 지난해 1억프랑을 겨우 넘겨 전체매출의 2%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본부만 스위스에 있을 뿐 전혀 스위스회사라 할 이유가 없다.

 네슬레는 창립 초기부터 두 나라출신 기업인이 모인 다국적기업으로 시작됐다. 1867년 독일인 앙리 네슬레가 만든 영아용 우유제품제조회사 네슬레는 1905년 찰스 페이지등 두 미국인형제가 설립한 앙글로스위스 농축우유회사와 합병해 오늘에 이른다.

 네슬레는 93년말 현재 전세계 69개국에 4백89개공장을 가져 종업원은 모두 21만여명에 이른다. 베르세르르블란의 중앙연구센터를 비롯, 20개국에 기술연구소를 두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도 독일 스위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미국 영국 프랑스등 국적이 제각각이다.

 국제화하는 과정에 얽힌 에피소드는 많다. 1900년에 미국, 1908년에 호주, 1921년에는 브라질에 각각 첫 분유공장을 세워 진출했다. 일본에는 1937년 고베시에 첫 진출한 뒤 태평양전쟁의 혼란을 겪으면서 최근엔 일본에 진출한 최대의 외국인 식품회사로 성장했다. 92년말 서방식품회사로는 처음 이유식 공장건설을 타진하기 위해 간부2명을 북한에 보냈을 정도다.

 네슬레는 12억 인구의 중국이 향후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 10년간 중국 전역에 해마다 한 곳씩 공장을 세우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네슬레의 국제화전략에는 두 가지 기본원칙이 있다. 먼저 해외법인을 철저히 분권화·현지화한다는 것이다. 식품산업의 공략목표인「입맛」은 문화 인종 종교 관습에 따라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므로 현지인에 경영을 맡기고 현지인을 고용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제품도 기본 개념만 같을 뿐 맛은 나라마다 조금씩 달라 유명브랜드인 「네스카페」의 경우 세계적으로 2백가지 이상 맛이 다른 「변종」이 존재한다.

 이같은 현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건실히 유지하면서 최소한 20∼30년간의 장기계획 아래 사업을 추진한다는 원칙이다. 네슬레의 현지 공장이 나라마다 거의 대부분 종업원 3백∼3백50명의 소규모에 그치는 배경도 현지화와 장기경영 우선의 원칙을 효율적으로 고수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

 네슬레는 최근 대두 퀴노아(남미 안데스고원지대에서 자라는 곡물)등을 차세대 식량원료로 삼는다는 계획아래 인도네시아 에콰도르등 동남아와 남미 농민들에게 품종개량에서 재배법까지 일일이 지도하고 있다.【베베이(스위스)=유석기기자】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오륜의 역사·의미 한눈에/고대∼현대 스타·기념물등 전시/작년개관… 2백만 관람 대성황

 우리에겐 벌써 기억조차 어슴푸레한 88년 서울올림픽의 영광과 환희가 스위스 로잔의「올림픽박물관」에는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다.

 로잔역에서 자동차로 10분정도 떨어진 레만호 주변. 맑고 깨끗한 호반의 고요함속에 하얀 5층건물로 자리잡은 박물관에는 근대와 고대올림픽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정리돼 있다.

 정문에는 오색원이 겹친 올림픽깃발아래 작은 성화가 24시간 불타고 올림피아신전을 상징하는 10개의 햐얀 원주형 기둥에는 1회 아테네부터 24회 서울, 25회 바르셀로나까지 역대 올림픽개최지가 차례대로 새겨져 있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1층 전면에 건립기금 헌납자를 기리는「성공의 벽」(WALL OF SUCCESS)이 우뚝 서 있다. 대리석 벽돌 하나하나에는 중국올림픽위원회(COC) 로잔시 IBM 벤츠 도요타와 함께 SAMSUNG 한국일보(고 장강재회장)등 세계적인 단체와 유명기업 이름들이 차례로 보인다.

 전시실마다 역대올림픽의 메달, 종목별 스타들의 운동기구, 기념주화 우표등이 가득하다. 고대올림픽관에는 올림피아신전의 미니어처를 중심으로 제우스신과 헤라클레스의 흉상이 버티고 있으며 투구, 금속제 월계관등과 도자기 조각등 당시 유물도 나열돼 있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남작의 집무실이 보존돼 있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사진도 죽 전시됐다.

 기록영화실에는 LA 서울 바르셀로나등 최근 3개의 하계올림픽과 캘거리 동계올림픽의 주요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종일 방영중이다.

 역대 대회의 공식포스터를 모은 전시실에는 벌써「나가노 98」동계올림픽의 포스터가 걸렸고 홍보비디오실에선「애틀랜타 96」하계올림픽의 준비상황을 조목조목 알리고 있다.

 맨 위층 중앙에는 고선명TV 36개가 타원형 스크린을 이뤄「올림픽정신」을 주제로 성화 채화에서 봉송과 점화, 선수들의 훈련과정과 극적인 경기장면, 시상식의 환호등을 엮은 현란한 비디오 아트를 연출한다.

 제네바에서 구경온 미구엘 클라비에씨(25)는『올림픽의 역사와 의미를 최첨단 비디오 시스템으로 재확인케 해주는 멋진 박물관』이라고 말했다.

 기획담당 매니저 클라우디오 자카드씨는『지난해 6월23일 개관한 지 첫 해동안 당초 예상의 배를 넘는 연인원 2백6만명이 다녀가 대성황』이라고 밝혔다.【로잔=황유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