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전의원 가석방 안팎/정부 “요건해당… 정치적이유 없다”/동사건 타구속자와의 형평도 고려 박철언전의원에 대해 15일 전격적인 가석방결정이 내려지자 그 배경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전의원은 김영삼대통령과 반대입장에 선 이후 누구보다도 현정권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석방은 예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나 법무부 모두 박전의원의 가석방이유를 통상적 법집행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법과 관행에 비추어 가석방요건에 맞으니 석방하는 것이지 하등의 정치적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부쪽에서도 『내규상 형기의 85%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요건이 되는데 박씨의 경우 11월28일 만기출소예정으로 현재 형기의 86%를 복역했고 행형성적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박전의원이 자신의 혐의사실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으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의 가석방조치는 어딘가 특수한 점이 있다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전의원이 복역할 만큼 했는데 형기만료때까지 잡아두게 되면 정말 보복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라며 『김대통령이 「포용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쪽에서도 말은 다르게 하지만 『정치인으로 이제까지 형기를 다 산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해 「특별조치」임을 시인하는 분위기이다. 실제 가석방조치는 법무장관의 결정사항이나 이번 만큼은 김두희법무장관이 김대통령의 비공식 재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세칭 슬롯머신사건으로 구속된 9명중 박전의원을 제외한 8명은 모두 집행유예나 형집행정지등 조치로 이미 석방돼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박전의원만 형기만료때까지 복역시킨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가뜩이나 수사단계에서부터 「표적수사」의 시비가 있었기 때문에 여권에 부담이 된다는 점도 고려된 것 같다.
이밖에 TK정서를 무마해 보려는 측면도 있다고 볼수 있다. 여권은 지난 「8·2보선」에서 엄청난 표차이로 박전의원의 부인 현경자의원이 당선된 것을 그냥 간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2개월뒤면 출감할 것이기 때문에 그냥 구치소에 잡아두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풀어주면서 TK지역의 여론을 돌려보자는 계산이다. 민자당내에서도 TK출신의원들이 중심이 돼 박전의원의 가석방을 여권핵심부에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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