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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러시” 통독의 위력 꽃핀다(엘베강의 기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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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러시” 통독의 위력 꽃핀다(엘베강의 기적:중)

입력
199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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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독일,연 천억불투입… 외국기업 천5백개/생산성 급상승 막강 경쟁력 “파란불”… 한국도 4개업체 진출 통일과 함께 6개 신설주(베를린 포함)로 독일연방에 편입된 동부독일 전지역에서는 지금 한창 투자러시가 일고 있다. 동부독일은 아마도 세계에서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일 것이다. 경제개발 열기가 뜨거웠던 우리나라의 70년대를 연상시킨다. 서부독일은 물론 서유럽 북미및 아시아지역등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유라시아대륙의 요충지이자 서구와 동구의 접경지역인 동부독일에 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동부독일 투자에 가장 열성적인데는 역시 서부독일 기업들이다. 2만5천4백여개에 달하는 구동독기업중 90%정도를 서부독일 기업이 인수, 낡은 건물과 설비를 완전히 개체, 최신시설을 갖춘 첨단공장을 지었거나 짓고 있다. 동부독일에 진출한 서부독일 기업들은 최신설비에 따른 경쟁력 강화로 싼 임금을 찾아 해외에 세운 공장들을 폐쇄해 나가면서 동부독일을 첨단생산기지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동부독일에 투자되는 서부독일의 자금은 매년 1천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외국기업은 통일 후 현재까지 약 1천5백여개가 진출했는데 투자계약액만 2백억마르크(약1백25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독일연방정부의 신탁관리청(구동독의 국영기업과 부동산등을 매각처분하거나 관리하는 기능을 맡고 있음)에서 옛동독기업을 인수하거나 새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구동독기업 인수사례는 8백50개 프로젝트로 이 프로젝트로 인해 1천5백개기업이 태어났다. 완전히 새로 시작되는 프로젝트도 6백60개에 이르고 있다. 외국투자중 절반이상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고 이어 프랑스 영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북유럽등의 순이며 아시아지역에선 대만과 싱가포르등이 활발한데 우리나라는 3개기업이 진출해있고 1개기업은 계약을 마쳤다. 이상하게도 일본기업의 진출사례는 한건도 없다.

 40년간 사회주의체제에 물들어 자유경쟁에 취약하기 이를 데 없고 근로자의 생산성도 서방사회의 3분의1수준밖에 안되는데도 임금은 서부독일의 70∼80%까지 육박하는 동부독일에 투자한다는 것은 분명 모험이다.

 그러나 동부독일 진출기업들은 『사회주의가 전쟁보다 더 심하게 사회를 파괴시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피폐한 경제환경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키우는데 성공하고 있다.

 지난 90년 작센주 드레스덴근교 고비츠지역에 공장을 세운 유럽 최대의 인쇄회로기판 생산회사인 퓨바그룹 관계자는 높은 생산성에 놀라고 있다. 이 회사는 본격 가동에 들어간 93년 생산목표를 8만2천㎡로 잡았으나 실제 생산실적은 목표를 46% 초과한 12만㎡였다. 지난해보다 40%늘어난 올해 생산목표도 초과달성할 것이란게 이 회사 품질담당이사 베른하트 바덴씨의 설명이다. 그는 서부독일에 있는 공장을 드레스덴공장에 통합시키고 재활용사업 환경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튀링겐주 아이제나흐지역에 세워진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자회사인 오펠사 자동차공장은 세계 각국의 GM공장중 생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센-안할트주 할레시 근교의 철관생산업체 클뢰크너 로르사는 91년 가동시작때부터 매출액이 매년 30%이상 늘어났는데 1인당 생산성도 2배로 증가하고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품질인증도 받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진출 초기에 자본주의사회와 전혀 다른 경제환경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래지 않아 정상궤도 진입에 성공하고 있다.

 진출기업들이 자동화된 최신설비를 갖추는 바람에 취업효과는 크지 않지만 대신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동부독일 자체가 유럽의 거대한 첨단산업기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투자기업들의 성공은 기업 스스로의 노력외에 ▲풍부한 자금지원 ▲각종 세제혜택 ▲적극적인 투자유치활동등 독일연방정부와 주정부등 관계기관의 입체적인 노력의 결실이란 점에서 우리 정부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마그데부르크=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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