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대형아파트 이맘때 매물급증/자녀출가 중년부인들 전원이사 희망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S아파트단지의 한강이 바로 보이는 55평형 1백가구중 11가구가 매물로 나왔다. 강이 보이지 않는 같은 단지 55평형 2백가구중 12가구가 매물인 것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깝다. 65∼70평형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도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3백50가구중 10가구가 매물인 반면, 강이 보이지 않는 3백가구는 4가구 뿐이다.
이같은 경향은 한강변에 있는 성동구 광장동 W, K아파트, 구의동 H아파트등도 마찬가지다.
전망이 좋아 프리미엄이 높은 이들 아파트 매물증가는 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부터. 동부이촌동 대성부동산 주인 한대희씨(64)는 『해마다 이맘때면 한강이 보이는 큰 평수 매물이 다른 매물보다 유난히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체리듬에 변화를 일으키는 가을날씨의 특성으로 「흐르는 강물」전망이 가라앉은 감정을 더욱 울적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녀들이 출가하고 남편은 바깥 일에만 전념해 사회와 가정에서 소외된 중년 주부들이 「흐르는 강」을 보면 더 우울해져 강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홍식박사(45·정신과)는 『바다와 강이 보이는 주택의 경우 우울증 발병률과 자살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실제 강변 아파트에 사는 우울증 환자들에겐 이주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S아파트 55평형을 내놓은 주부 김모씨(55)는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있으면 과거가 생각나고, 내가 지금까지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분당 주변 전원주택으로 이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선연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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