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여기는 평양” 자인/해주·평양·원산 3곳서 하루 16시간 방송/민민전통해 남한내 지하당 위장·각종선동 북한이 남한내 지하당이라며 날조해 온 「한국민족민주전선」(민민전 혹은 한민전)의 「구국의 소리방송」 주체가 북한임이 최근 또다시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10일 북한은 대남 흑색선전용으로만 사용하던 민민전방송의 7개 주파수중 단파 1개 주파수를 예고없이 중단한채 이를 통해 해외방송을 실시해오다 보름만인 같은달 25일 다시 민민전방송으로 환원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방송 서두에 「여기는 평양입니다」라고 밝힘으로써 이 주파수의 소유주가 북한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
북한은 물론 지난 4일 민민전 방송을 통해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민민전 자체가 유령조직이고 그 대변기관이라는 「구국의 소리방송」역시 대남흑색선전방송이란 사실은 그동안 다른 경로를 통해 수차례 확인됐었다. 즉 관계당국의 전파 탐지 결과 이 방송의 발원지는 황해도 해주임이 밝혀졌으며 이에 따라 79년2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산하 국제주파수등록위원회(IFRB)는 불법전파발사에 의한 전파방해행위를 시정하도록 북한측에 요구했었다. 이 방송은 현재 해주와 평양, 원산등 3곳의 송신시설을 통해 50∼1천5백㎾의 출력으로 중파 1개, 단파 6개로 하루 16시간 방송하고 있다.
61년9월 노동당 제4차대회에서 김일성은 4·19혁명을 이른바 인민혁명으로 비화시키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남한내 「혁명적 당」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어 64년2월 노동당 제4기8차 중앙위원회회의에서 남한출신 간첩들의 남파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남한에서는 곧 「통일혁명당」(통혁당)이 조직됐고 68년 중앙정보부가 조직원들을 거의 일망타진했으나 북한은 69년8월25일 당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통혁당이 재건됐다고 선전했다. 북한은 이어 85년8월8일에는 방송을 통해 「통혁당」을 「한민전」으로, 「통혁당 목소리방송」을 「구국의 소리」방송으로 개칭한다고 발표했다.
85년12월 서독유학중 가족과 함께 입북했다 86년11월 서독으로 탈출한뒤 92년4월 귀순해온 오길남씨에 의하면 민민전은 노동당 통일선전부 산하 대남 흑색선전조직이라는 것. 중앙위원회 산하에 대변인을 비롯, 6개국과 대남흑색방송을 전담하는 「칠보산연락소」를 두고 있으며 평양·일본·쿠바·시리아·마다가스카르등에 역시 유령조직인 해외대표부를 설치해 놓고 있다. 기관지 「구국전선」(월 2회), 청맥(계간, 발행처를 서울 청맥사로 위장)을 발간, 주로 해외교포들에게 우송하고 있다.
칠보산연락소는 평양시 모란봉구역 부흥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1백50∼2백여명의 근무자 대부분이 납북자등 남한 출신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표준말을 쓰는 민민전방송의 주요 내용을 보면 ▲주한미군철수 ▲한국정부시책 비난 및 유언비어 날조 유포 ▲한국의 대외이미지 손상 ▲고려연방제 지지 ▲김일성주체사상과 김부자 찬양 ▲학생소요 및 민중봉기 선동등이다.
관계당국에 의하면 지난 2월21일 새벽 5시부터 이 방송의 기치와 투쟁목표를 담고 있는 시작발언이 바뀌었다. 즉 기치는「반미 자주화의 기치밑에」가「주체사상의 기치밑에」로, 투쟁목표는 「민족해방위업을 앞당긴다」가 「자주·민주·통일을 성취」로, 그리고 대상은 「여러분」에서 「민중 여러분」으로 각각 바뀐 것이다.
북한의 신문·방송등 언론매체들은 수시로 이같은 민민전방송을 인용 보도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그 실체를 위장하고 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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