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쟁점/평화협정 의제채택 논란일듯/북,연락사무소 시기논의 고집땐 마찰 11일 평양에서 열릴 북미전문가회의 주요쟁점은 크게 양국간 연락사무소 설치, 평화협정 체결, 그리고 남북대화 재개문제등으로 구분된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제네바 3단계 고위급 2차회담에서 연락사무소의 상호교환설치를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여서 설치시기와 이에 따른 제반업무및 편의시설 제공등이 쟁점으로 남아있다.
미국측은 이번 회의에서 시기문제보다는 개설에 대비해 사무소 입주건물의 규모나 임대조건, 통신방법, 사무소직원및 가족들의 숙소와 의료지원등 편의시설문제를 집중 협의할 방침이다.
미국측은 또 한승주외무장관의 워싱턴 방문시 대북관계개선에서 적절한 속도조절을 약속한바 있어 사무소설치는 최소한 북한의 핵동결약속을 확인할 수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을 주지시킬 방침이다.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도 사무소개설에 관한 정보수집 및 형황파악에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평양전문가 회의를 북미관계개선의 본격개시를 알리는 신호로 선전하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연락사무소를 설치, 양국관계정상화의 발판을 다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은 설치에 따른 부대조건보다는 시기문제를 집중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락사무소 설치시기가 갖는 국내외적인 영향력을 고려할 때 시기문제는 오는 23일 재개되는 제네바 고위급회담에서야 본격 거론될 전망이다.
북한은 또 전문가회의를 앞두고 느닷없이 평화협정체결 문제를 들고나와 이번회의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북한외교부는 9일 담화를 발표, 이번회의에서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문제도 다룰 의향임을 밝혔다. 외교부담화는 『조미회담에서 평화협정체계 문제를 토의하고 합의하는 것은 현시기에 당면한 절박한 문제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미 이달초 송호경외교부부부장을 북경에 보내 정전위에 나와있는 중국군을 철수시키고 평화보장체계 수립을 위한 지지를 받아내는등 이번 회의에서 평화협정체결 공세를 펼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대해 로버트 갈루치미국무부차관보는 『북미간에는 평화협정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당장 이에 응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따라서 이번회의에서는 평화협정의 의제채택 여부에서부터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우리정부는 미국정부측에 평화협정은 남북한 당사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다.
미국측은 이밖에도 우리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북미관계개선에 앞서 남북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회의에서 북미간 쟁점만 논의하자고 거부할 경우 미국은 남북대화재개문제를 연락사무소 개설과 연계, 절충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베를린 쟁점/핵과거 투명성관련 5㎿원자로 새불씨/경수로형·지원방식 힘겨루기
베를린 전문가회의의 의제는 경수로 전환지원, 폐연료봉의 안전한 보관과 처분, 대체에너지제공 문제등 3가지이다. 이 3가지는 지난달 열렸던 제네바 북미고위급회담에서 정해진 것으로 당시 해결을 못봐 전문가회의로 넘겨졌다.
이중 가장 큰 쟁점은 물론 북한 원전의 경수로 전환에따른 미국의 지원문제다. 지난달 양측은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으나 2천㎿규모의 경수로 건설을 지원한다는 원칙외에는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경수로형의 선택이다.북한은 당시 회담을 마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는 미국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었다.그러나 한국이 한국형 경수로의 채택을 주장하고 북한측이 이를 거부한바있어 이 문제가 북미간 장기협의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 집중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러시아형이나 독일기술을 대안으로 제시할 것이며 미측은 한미공조를 고려,한국형의 선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경수로 채택은 북한이 핵문제 해결과정에서 가장 집착하고 있는 부분으로 북한측이 미국의 주장을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수로 종류의 결정외에 재원조달 문제도 미결상태다. 경수로를 보장받을 경우 북한이 50㎿및 2백㎿원자로 건설을 중단하고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을 봉인하겠다고한 핵동결 약속에 대해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현재및 과거의 핵투명성과 관련이 있는 5㎿원자로에 대해서는 가동중단이나 핵연료봉의 재장착 금지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폐연료봉의 처리 문제도 경수로형의 선정에 앞서 해결해야 할 전제로서 중요한 쟁점사항에 해당된다.북한은 일단 폐연료봉의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관수조의 수질을 개선한다는데는 이의가 없으나 미국측이 요구한 폐연료봉의 3국이전이나 콘크리트매장등 영구폐기에 대해서는 확실한 약속을 유보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영구폐기 방식에 합의해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이에따라 양측은 폐연료봉의 보관기간을 연장할 서방기술진의 구성과 입북시기등에 대해서는 우선적인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단지 대체에너지 제공문제에서는 가장 쉽게 의견일치를 볼 가능성이 있다. 화력발전소 건설지원, 한국의 송전, 노후 전력시설의 보수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핵 해결과정에서 가장 큰 불씨인 특별사찰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한국은 이 문제의 해결이 없이는 경수로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나 북한은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있다. 제네바 회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합의가 없었다.【베를린=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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