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5,16일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 4인조 보컬그룹 올포(4)원의 내한공연이 문화체육부의 불허결정으로 무산됐다. 문체부의 관계자는 『올 포 원이 결성된지 1년도 안돼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해외공연이 처음이라 걱정되는 점이 많았다』고 불허이유를 밝혔다.
또 『우리의 공연기획계가 한탕주의에 빠져 건전한 공연문화의 정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설명에 따르자면 문체부의 결정은 두가지 점에서 월권행위이거나 아니면 직무태만이다.
우선 공연주체의 경력과 인기도는 공연여부의 기준이 될수 없다. 경륜이 짧고 알려지지 않았다고 문체부가 자유로운 연주활동을 막을 권한은 없다.
게다가 문체부의 평가와는 다르게 실제로 올 포 원은 잘 알려져 있는 그룹이다. 그들의 히트곡이 국내에서도 인기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이미 한국을 방문해 각종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했었고 월드컵공식행사에서도 노래를 불러 전세계로 전파를 타기도 했다.
둘째, 우리 공연기획계가 한탕주의에 감염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때문에 공연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논리는 강변에 가깝다.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이 과소비를 막자는 이유로, 휘트니 휴스턴의 공연이 기획사들의 과열경쟁으로 취소됐을 때는 나름대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었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
올 포 원이 어떤 성격의 그룹인가를 따져보면 문체부의 결정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올 포 원은 뉴키즈 온더 블록과 같이 10대의 집단히스테리를 인기로 삼는 그룹이 아니다.
정통 리듬 앤 블루스를 바탕으로 폭력과 섹스로 얼룩졌던 미국의 대중음악에 거대한 복고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모범적인 음악인들이다.
쓰레기같은 대중음악이 무차별 수입되는 국내의 가요풍토를 정화하려면 이런 음악인들의 내한은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는게 대중음악계의 의견이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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