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매체들 논조 김정일찬양 일색/외국인사 잇단 초청… 김건재 홍보 북한의 이번 46주년 9·9절행사는 김일성에 대한 애도기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의 「대관식」을 예고하기 위한 준비행사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중앙TV등이 해외로 송출한 중앙보고대회의 행사광경은 마치 김일성의 추도대회를 방불케 했다. 행사장인 평양2·8문화회관 단상중앙에는 인공기를 배경으로 화환으로 테를 두른 김일성의 대형초상화가 내걸렸고 참석한 당정간부들은 대회에 들어가기 앞서 일제히 김일성을 위한 묵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행사중 보고내용과 9·9절을 전후해 나온 선전매체들의 논조는 김정일에 대한 찬양과 충성독려로 채워졌다. 북한방송들은 외국지도자들의 축전이 김정일에게 보내졌다고 보도하고 있고 조총련에 대한 원조비도 처음 김정일명의로 전달됐다.
결국 북한은 이날을 분기점으로 김일성애도분위기에서 김정일추대분위기로 넘어가는 본격적인 국면전환을 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행사의 경축보고는 강성산총리 대신 홍성남부총리가 맡아 직급이 낮아졌다. 홍성남은 지난 5∼6일 황해남도 연백지구서 열린 농촌행사에 참석지 않아 한때 거취가 주목됐었다.
그밖에 참석자들을 보면 부주석들인 이종옥 김병식을 비롯한 정치국위원과 후보위원, 인민군차수, 한덕수조총련의장, 배병두조총련부의장등 당·정·군의 고위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해 권력변동의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오진우인민무력부장의 경우 지난달 8일 김일성사망 1개월 추모행사에 참석한후 1개월째 공석에 나타나지 않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권력변동과 관련,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당 군수담당비서인 전병호가 계속 안보여 주목되지만 최소한 공식 권력승계발표때까지는 북한 권부의 특별한 인물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축보고에서는 『주체혁명의 위업을 계승·완성하기 위해서는 김정일동지의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김정일이 모든 권력을 장악했음을 재차 과시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 9·9절 직전 일본 스포츠평화당의 이노키 간지와 사회당의 후카다 겐지등 참의원의원들과 발로리 이탈리아 국제관계연구소 총서기등 외국 인사들을 잇달아 불러들여 김정일의 건재함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추도대회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보고는 그밖에 ▲당과 혁명대오의 일심단결 ▲전당·전민·전군의 일사불란한 체제확립 ▲무역·경공업·농업제일주의 ▲자주·평화·민족대단결 10대강령 구현과 이를 통한 통일실현등 기존 정책과 주장들을 되풀이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도 김영삼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면서 수위높은 대남비방을 계속, 북미 관계개선과 병행해 남북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비관하게 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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