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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건설적 동반자」 토대 마련/중 강택민주석 러방문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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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건설적 동반자」 토대 마련/중 강택민주석 러방문 결산

입력
1994.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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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청산… 경제·외교약점 보완계기로/양국 정치불안등 협력걸림돌 될수도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 결과에 대해 러시아대통령 공보실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성명을 지난 6일 내놓았다. 러시아 언론들도 이번에 양국이 21세기를 지향한 우호친선의 토대를 구축하게 됐다고 그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 2∼6일 4박5일간 강주석의 러시아방문은 큰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이념대립과 패권주의등으로 경쟁했던 양국이 과거의 유산을 완전히 청산했다는 점이다.

 특히 양국이 60년대이래 분쟁의 주원인이 됐던 국경선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고 전략 핵무기의 상호 겨냥중지및 핵무기 불사용에 합의한 것은 획기적인 성과다. 양국은 이에더해 상호군축과 국경지대의 병력감축을 약속함으로써 분쟁의 재발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양국의 이같은 「건설적 동반자」관계 구축은 냉전종식이후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처하려는 새로운 실용주의 노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평화동반자 계획에 가입함으로써 사실상 동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 국제무대에서 목청을 높일 수 없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미국 주도하의 국제질서에 동참할 수 밖에 없게된 러시아로서는 중국과 유대를 강화하는 것만이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편 중국도 사회주의 체제를 계속 유지하면서 서방의 각종 압력을 피할 수 있는 길은 러시아와의 관계강화라는 돌파구 밖에 없음을 느끼고 있는것 같다.

 더욱이 양국은 정치와 경제의 약점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적절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의 경협을 강화하고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무기와 군사기술을 도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양국 교역량은 76억8천만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50억달러가 러시아의 대중 수출물량으로 러시아로서는 중국이 소홀히 할 수 없는 수출대상국이다.

 올해 50억달러 규모의 군수물자를 해외에서 구입할 예정인 중국은 이중 상당부분을 러시아로부터 사들이고 중화학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주석이 지난 5일 옐친대통령의 고향이자 러시아 중공업의 본거지인 예카테린부르크를 방문한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중국으로서는 중공업 육성을 위해 기술이전을 꺼리거나 막대한 로열티를 요구하는 서방보다 기술과 경험및 비용면에서 볼때 러시아에서 이를 도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중국의 기간산업이 대부분 50∼60년대 구소련의 지원에 의해 건설된 것도 유리한 점중의 하나다. 러시아는 자국의 중공업제품이나 기술이 서방에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중국처럼 손이 큰 바이어를 찾는 일이 급선무였다. 군수산업 역시 대중 수출을 통해 회생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국 모두 겪고 있는 국내 정치및 경제의 불안은 앞으로 상호 협력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어찌보면 동병상련의 처지에 빠져있는 양국은 앞으로 5∼6년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계속 군림하느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시기가 될 것이다. 이점을 인식한듯 양국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21세기를 지향하는 양국 관계」가 구축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국의 이번 협력관계 구축은 앞으로 세계 정치질서와 경제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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