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해」 환전간소화 악용/“제작정교” 외국전문단에 초점 미화 1백달러짜리 위조지폐가 잇따라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외국인 전문위조단의 범행으로 보고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환전을 간편하게 하라」는 관계 당국의 조치를 악용한 것이어서 허술한 외국환 관리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경찰은 올들어 7일까지 전국에서 발견된 1백달러 위조지폐가 13건 1백29장이라고 밝혔다. 이가운데 일부는 외국에서 친지등으로부터 송금받은 것으로, 5월이후 발견된 6건 1백17장을 주요 수사대상으로 삼고 있다.(표참조)
경찰이 전문위조단의 범행으로 보는 것은 ▲위폐가 동판으로 정교하게 제작됐고 ▲범인들이 주로 아랍계이며 ▲위폐감별기등을 갖추지 않고 신원확인이 소홀한 호텔이나 보석상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범인들이 위조여권을 사용한 점도 전문위조단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서울 강남지역의 호텔에서 4일과 5일 잇따라 발견된 위조지폐 29장의 특징이 같은 점으로 미뤄 동일조직의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일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환전소에서 30세 가량의 파키스탄인이 1백달러짜리 위폐 5장을 환전할 때 찍힌 폐쇄회로 TV사진을 5일 9장을 환전해준 리베라호텔 직원에게 보여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범인은 환전당시 두호텔에서 무하마드 M 자믹이라는 이름과 여권번호를 기재했으나 모두 가짜로 밝혀졌다. 경찰은 20대후반∼30대중반에 키 1백75∼1백80㎝ 고수머리 백인계 혼혈인사진을 전국 공항과 항만에 배포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경찰은 강남지역에서 발견된 위폐들이 ▲인쇄가 선명하지 않고 ▲약간 누런 빛깔에 ▲인물화의 윤곽이 선명하지 않은 등의 공통점으로 보아 홍콩 필리핀 인도등지에서 유통되는 위폐와 같은 것으로 보고 인터폴에도 수사협조를 요청했다.
최근 위폐유통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94 한국방문의 해와 최근 열린 국제우표박람회등을 맞아 관계당국이 『외국인에게 환전을 간편하게 해주고 5천달러이하는 신분증 확인 없이 해주라』는 협조공문을 호텔등의 환전소에 보낸 것도 큰 원인의 하나다. 호텔등의 환전 관계자들은 올 2월 첫 공문을 받은 이후 신분확인 없이 환전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이충재·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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