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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조기상환」 성사에 비중/러 차관 연체금 현물상환 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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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조기상환」 성사에 비중/러 차관 연체금 현물상환 손익

입력
199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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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니켈·철 도입에 긍정평가/무기·원자재일괄수입 일부 떠안은격 정부는 러시아에 제공한 차관의 연체원리금을 현물로라도 상환받는게 파리클럽등 다른 러시아채권국에 비해서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15개 선진국모임인 파리클럽이 연체금을 2년 거치, 5년 분할상환받기로 한 것에 비하면 거치기간없는 현물상환이 한층 낫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상환받는 현물의 내역에 대해 일부에서는 원리금상환의 성사에 급급한 나머지 실익면에서 볼때 다소간의 손해를 감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알루미늄이나 철 니켈등의 원자재를 2억달러어치 들여오기로 한 것은 긍정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헬기를 8대 구입하기로 한 것도 민간에서의 수요가 있으므로 일반적 상거래라고 볼 수가 있다. 헬기는 1대당 2백50만달러이므로 원화로는 20억원상당이다. 

 그러나 상환액의 45%를 차지하는 무기에 대해서는 연체원리금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별 이익도 없으면서 러시아의 요청에 응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미 지급된 14억7천만달러의 러시아차관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골칫거리로 남아 있을 경우의 정치적 부담탓에 「상환조건」보다는 「상환합의」자체에 비중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품목에 따라 일부는 억지로 떠안은 부분이 있다는 주장은 현물상환때 원자재와 헬기 무기등을 한꺼번에 일괄 수입한다는 점에서 다소 근거가 있다. 즉 원자재를 들여온 뒤에 헬기를 들여오고 또 나중에 무기를 들여오는 방식이 아니다. 상환받을 때마다 원자재와 헬기 무기등이 함께 묶여 동시에 들어오는 것이다.

 러시아측에서는 우리 정부가 원자재를 먼저 들여온 후 무기를 받지 않을 수도 있음을 우려했고 우리 정부 역시 러시아가 무기를 먼저 내보낸 후 원자재거래를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경계해 상호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차관상환용 원자재로 15개 품목을 제시했으며 정부대표단은 국내수요가 확실한 일부 품목만을 선택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특히 알루미늄 철 니켈등은 국내 종합상사들이 러시아에서 직접 사고 싶어도 유럽의 수출입대행자들이 판권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어 거래를 하기 어려운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잡게 됐다는 것이다. 현물상환외에 1억달러어치의 원자재를 추가로 구입하는 것도 정부가 억지로 떠안는 식으로 러시아물자를 사는게 결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차관을 일부 무기로 현물상환받는데 대해서는 미국과의 협의가 아직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러간에 차관상환용으로 거래되는 무기가 연구용이나 혹은 전술적 용도에 한정된다는 조건부로 동의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거나 정부가 러시아에 제공한 차관의 연체원리금을 현물로 상환받는 과정에서 러시아 무기가 수입된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러시아와의 차관 상환협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지난해말까지의 4억달러규모 연체금의 상환방법이 논의됐으나 이미 지난 8월말까지 연체원리금이 6억6천만달러로 증가했으므로 10월중 이번 협상이 종결되더라도 곧바로 나머지 2억6천만달러의 상환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할 상황이다. 

 한·러간의 협상은 파리클럽등 다른 채권국들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애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번 협상의 최종합의서를 10월중 완결시키기로 한 것도 파리클럽에 대한 러시아의 채무상황 보고회가 10월초 예정돼 있어 그 고비를 일단 넘기기 위해 「보고회 이후」로 미뤘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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