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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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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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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전시대에 있어서 한국외교의 지상목표는 남북한에 대한 4대강국의 교차승인이었다. 즉 중국과 소련이 한국을 승인하는 대신 미국과 일본이 북한을 승인하자는 것이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이 교차승인은 까마득한 꿈처럼 멀게만 느껴졌었다. ◆그러나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그 꿈은 점차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아니 우리에게는 그 꿈이 실현된지 벌써 수년이 되었다. 소련과는 90년, 중국과는 92년에 이미 수교되었기 때문이다. 숨가쁜 북방외교의 성과였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은 아직 북한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교차승인의 반쪽만 이뤄지고 반은 미완성의 상태다. 그 책임은 북한 스스로에게 있다. 미·일이 내세우는 전제조건을 북한이 수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핵문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의 성사도 이제 시간문제인 것 같다. 미국과는 이미 수교 전단계인 대표부 교환에 합의했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에서 미국이 급진전을 보이자 일본도 덩달아 부담없이 속도를 낼 모양이다. 북·미관계는 평양에서, 북·일관계는 북경에서 본격 논의가 시작될 태세다.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볼때 북한과 미·일간의 관계개선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우리가 오래전부터 4강의 남북교차승인을 주장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주장을 내세우던 냉전시대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핵문제가 갑자기 불거져 나왔다. 그래서 이제는 교차승인을 완료하기에 앞서 핵투명성이 먼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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