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국제올림픽위원회)총회가 집행위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함으로써 한국 고유의 전통무술경기인 태권도가 2000년 제27회 시드니 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은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이후 한국스포츠가 국제무대에서 거둔 가장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이 민족의 역량과 국가의 저력을 온세계에 과시하여 온겨레의 가슴에 뿌듯한 자긍심을 심었다면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은 체육선진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확고하게 정립시킬 것이 틀림없다.
유치경쟁이 갈수록 격화되어 올림픽의 반복개최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비해 올림픽 정식종목은 대회때마다 반복실시되므로 민족 고유 전통경기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실시되는 것은 올림픽대회를 개최하는 것과는 다르게 태권도 종주국의 입장에서 이를데 없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기만 한 것이다.
그것은 금메달이 확실한 메달박스종목이 확보되었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우리말 경기용어가 올림픽무대에서 공용어로 당당히 사용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뿌듯하다.
통틀어 30개를 넘지 못하는 올림픽 정식종목의 대부분이 서양서 발달되었고 동양 전통경기로서는 1964년 제18회 동경올림픽서 정식종목이 된 일본의 유도가 유일했으나 이제 한국의 태권도가 유도와 쌍벽을 이루게 된 것이다.
태권도의 올림픽 진출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대회때마다 대회규모의 비대가 지적되어 IOC가 경기종목을 축소하여 적정규모로 재조정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검토하는 실정이어서 신규종목의 채택이 매우 어려운 여건이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우슈, 일본의 가라테(당수)등 인접국가의 유사종목측의 유형무형의 견제가 그치지 않았으며 북한과 연계된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위장통합제의로 발목을 잡기도 하고 IOC위원들에게 반대서신공세를 펴는등 마지막까지 방해공작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IOC가 어려운 여건과 ITF등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한 것은 태권도가 전세계의 스포츠로 확실하게 뿌리 내린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의 회원국이 1백44개국에 이르고 올림픽서 시범경기로 두차례나 실시 되었고 아시아경기대회 범미주경기대회 아프리카경기대회등 대륙별 종합대회와 유니버시아드 군인경기대회등서 정식종목으로 실시되고 있는 태권도는 이제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세계의 스포츠가 된 것이다.
선구적인 연구자들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격파 중심의 무술을 현대경기로 정립시키고 수많은 태권도 사범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이를 전세계에 보급하고 체육계가 WTF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스포츠외교를 펼친 3위일체의 값진 결과다. 이제부터는 시드니대회 이후에도 올림픽종목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투기로서 내실을 다지는 것이 새로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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