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대로 물품구입·할인… 빚 5천여만원으로/신용카드 피해사례 회사원 김모양(24)은 신용카드를 함부로 쓰다가 카드할인업자에게 말려든 전형적인 사례다. 김양은 지난해 7월 은행신용카드로 옷등을 마구 구입, 대금 2백만원을 연체했다. 그러나 자신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갚을 길이 없었다.
카드회사의 납부독촉에 밤잠마저 설치던 김양은 어느날 「카드 당일발급·연체대금 대납」이란 광고를 보고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앞뒤 가릴 생각조차 없이 「무진기획」대표 김명기씨(35·구속)를 찾아 갔다.
김양은 김씨가 시키는대로 유명백화점 2곳의 고객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무선전화기등 가전제품 4백만원어치를 구입, 김씨에게 넘겼다. 김씨는 이 물건들을 청계천등지에 70∼75%의 값에 되팔아 카드발급수수료·교통비등의 명목으로 80여만원을 뗀 뒤 2백만원을 김양에게 주었다. 이렇게 해서 당초 연체된 은행카드 연체대금은 갚아 급한 불은 껐지만 빚은 곱으로 늘어났다.
백화점카드 사용대금의 결제일이 닥치자 김양은 다시 김씨를 찾았다. 이번에는 김씨의 권유대로 내친 김에 「카드 할인」을 이용하기로 했다. 김씨는 『신용카드를 맡기면 선이자로 13∼16%를 공제한 뒤 백화점카드 사용대금 4백만원을 갚아 주겠다』고 했다. 다급한 처지여서 뒷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김양에게서 은행카드 4개를 넘겨받은 김씨는 카드할인도매상과 짜고 허위카드사용전표를 만들어 카드회사에서 대금을 받거나 물건을 구입하는등의 수법으로 6개월동안 5천2백여만원을 챙겼다.
5천2백만원의 카드대금은 고스란히 김양에게 넘겨졌다. 김양이 카드회사에 의해 고발당할 지경에 이르자 부모가 빚을 얻어 갚을 수밖에 없었다.【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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