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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범죄영화/「펄프 픽션」화제(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68·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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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범죄영화/「펄프 픽션」화제(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68·끝)

입력
1994.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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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폭력에 철학적 대사·유머 가미/존 트래볼타·브루스 윌리스 연기 일품 비디오가게 종업원출신으로 살아있는 영화백과사전인 젊은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범죄영화의 예술영화화를 시도하고 있는 스타일리스트다. 그는 충격적인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92년―한국 영화팬들이 아직도 이 영화를 못보고 있는 것은 실로 유감이다)에서부터 지하세계의 양상을 냉철한 사실주의적 수법과 교묘한 인공적 장치들을 동시에 사용해 묘사했다.

 이같은 방법은 그의 두번째 작품 「펄프 픽션」(PULP FICTION)에서는 보다 다양하고 자유롭게 구사돼 폭력과 범죄에 아름다움과 깊이가 부여되면서 고전풍의 멋있는 범죄영화를 만들어 내놓았다.

 올해 칸영화제 대상수상작인 「펄프 픽션」의 매력은 격렬한 폭력이 있는 범죄영화가 철학적인 대사와 유머, 그리고 세련된 스타일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은 작품전체를 감싸고 있는 어둡고 운명적인 분위기를 표안나게 잘 살려주고 있다. 대사와 액션이 서로 강건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이 영화에서 특히 연민을 느끼게 하는 것은 로맨스장면이다. 직업살인자 빈센트(존 트래볼타)와 그의 두목의 고혹적인 정부 미아(우마 터만)의 관계, 배신하고 줄행랑놓는 권투선수 부치(브루스 윌리스)와 그의 백치같은 애인 화비안(마리아 데 마데이로스)의 관계가 어찌나 민감하고 순수한지 눈물이 날 지경이다.

 서푼짜리 킬러와 금발의 운명의 여인, 그리고 폭력과 범죄와 실존의 진공을 모두 내포한 이 영화는 필름느와르라 하겠다. 영화제목인 「펄프 픽션」은 필름느와르의 바탕이 된 30∼40년대 신문가판대서 팔던 싸구려종이에 인쇄된 인기범죄소설을 말한다. 대쉬엘 해메트와 레이몬드 챈들러, 제임스 M 케인등이 대표적 작가다.

 할리우드와 주변동네를 무대로 한 3편의 단편소설형식을 취한 직업살인자의 자기변신과 범죄에 대한 포기를 그린 범죄영화다. 주인공들은 두 킬러인 빈센트와 성경구절을 외우는 줄스(새뮤엘 L 잭슨) 킬러들의 흑인두목 마셀러스(빙 레임스)와 그의 마약중독자 백인정부 미아, 권투선수 부치와 그의 연인 화비안 그리고 식당강도연인 펌프킨(팀 로스)과 하니(아만다 플러머)등 열두명 정도. 각본까지 쓴 타란티노도 지미로 출연한다.

 2인1조로 구성된 이들이 시간을 넘나들면서 서로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연결된 이야기를 들락날락하면서 3편의 단편을 1편의 완성된 작품으로 이끌어간다. 

 주인공들 외에도 하비 카이텔, 에릭 스톨즈, 크리스토퍼 월큰 및 로산나 아켓등 연기파 앙상블캐스트들이 타란티노의 작품에 나오고싶어 선뜻 출연제의를 수락했는데 연기가 일품이다. 

 특히 오랜 침체기에 빠져있는 트래볼타가 섬세한 연기를 보여줘 컴백했다는 찬사를 받았고 액션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전연 못본 민감한 연기를 한다. 미국에서는 10월에 전국적으로 개봉된다.【미주본사편집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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