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만 7년공사 마무리/인공섬위 24시간 운영/국제·국내선병용 “편리”/오사카까지 30분… 내년 주4백편취항 전망/지반침하여부 걱정… 비싼착륙료도 눈총받아 「세계를 향한 일본의 새로운 현관」이라고 일본이 내세우고 있는 간사이(관서)국제공항이 4일 개항한다. 육지에서 5 떨어진 오사카(대판)만을 메워 조성된 인공섬에 들어선 간사이공항은 24시간 운영체제가 특징이다. 기존의 나리타(성전), 오사카 양국제공항이 소음공해등을 고려, 야간발착에 제한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간사이공항은 이착륙이 언제나 가능하기 때문에 도착시간에 쫓기기 쉬운 조종사들의 심리적부담을 해소시켜 안전운항에도 도움을 줄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1조5천억엔(한화 12조원)이란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7년여만에 완공한 간사이공항은 국제선과 국내선이 한 터미널안에 들어 있어 국내와 국제선의 비행접속이 원활할 뿐만 아니라 육상교통과의 연계가 비교적 잘 돼 있다.
해상공항과 육지를 연결하는 3·75의 공항연락교의 다리상단은 왕복 6차선의 차도가, 하단은 JR(일본철도)와 전철이 운행될수 있도록 복선의 철도가 깔려 있어 특급열차나 쾌속전철을 이용할 경우 오사카까지 30분만에 갈수있다. 게다가 고속선등 배편도 연결돼 있어 여러 교통수단의 활용이 가능한 셈이다.
일본국내 4개도시밖에 직항편이 없는 나리타공항에 비교할 경우 간사이공항의 국제·국내선의 병용은 일본국민들에게 상당한 편의를 제공할수 있다.
간사이국제공항회사의 핫토리(복부경치)사장은 『간사이공항을 한번이라도 이용해보면 이곳이 얼마나 편리한 공항인지를 피부로 느끼게 될것』이라고 자신있는 표정을 지었다.
간사이공항은 종전 오사카공항의 국제선을 그대로 흡수한데다 지금까지 오사카공항의 수용능력 부족으로 취항이 불가능했던 한국의 아시아나항공등도 새 노선을 개설함으로써 국제선취항은 현재 22개국 29개 항공사가 취항, 세계 41개도시간에 매주 3백30여편정도가 운항하게 된다.
나리타공항에 취항치않는 베트남등 아시아지역 수개국과 동구, 아프리카등의 일부국가들이 일본과의 연결편을 희망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내년 4월쯤에는 주 4백여편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간사이공항의 장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많다. 기대치의 절반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공항 이용 항공기 편수, 지반 침하, 주변 연계시설 건설계획의 불확실함등 때문에 간사이공항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간사이공항이 제구실을 하려면 연계도시인 오사카에 쉽게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건설비를 잘못 책정하는 바람에 1조엔으로 예상했던 비용이 1조5천억엔이나 들었고 이중 1조엔은 빚이다. 그런 마당에 시설확충은 무리이다.
바다 위 인공섬에 만들어진 이 공항이 가라앉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반 침하는 공사 시작 당시부터 우려됐던 바이지만 그 정도가 예상치중 최악으로 나타나 꺼지는 지반을 강화하느라고 공사비가 크게 초과됐다. 전문가들은 지반이 앞으로 1 이상 더 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현실은 그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공항 당국은 개항 5년 뒤부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위와 같은 사정으로 그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루 이자만도 1억엔이나 되는 엄청난 빚을 갚기 위해 공항측은 항공기 착륙비를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 이곳을 이용할 항공사는 당초 기대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간사이 공항의 매회 착륙비는 세계에서 가장 착륙비가 비싼 일본 나리타 공항보다 10% 더 높은 99만5천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공항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항공관계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항사용료나 착륙료를 인하하지 않고서는 가까운 장래에 한국의 영종도공항이나 중국의 상해공항등에 거점기능을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오사카=이재무특파원】
◎각국,본격 주도권 싸움/“아시아「하늘」 양보 못한다”/한국 「영종도」·중「상해」 등 새공항 “반격”
간사이국제공항의 개항을 계기로 아시아상공의 주도권쟁탈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4일 간사이공항의 오픈으로 일본은 나리타(성전)공항과 함께 「하늘의 현관」을 2개 갖춤으로써 아시아지역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항공산업을 제패하는 자가 21세기의 경제를 장악한다」는 것은 항공업계나 경제계의 공통된 인식. 따라서 경제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의 신흥공업국(NIES)들이 신국제공항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한국 역시 영종도에 대규모 공항건설을 추진중이다.
간사이공항의 개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되는 곳은 김포공항. 88올림픽을 앞두고 대폭확장된 김포공항은 80년대후반부터 체증에 시달리던 나리타공항의 대역을 맡아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는 일본여행객들의 거점역할을 해왔다. 일본운수성의 통계에 의하면 일본과 김포공항간의 주간직행편수는 도쿄 65편, 후쿠오카(복강) 25편, 오사카(대판) 24편, 나고야(명고옥) 21편이며 그밖에 지방도시로 연결되는 편수가 40여편 이상이다.
그러나 간사이공항이 일본국내 연계기능을 맡게됨으로써 김포는 그동안 누려왔던 이익의 상당한 지분을 놓칠수밖에 없는 입장이며 자칫하면 나리타공항과 함께 지켜왔던 동아시아의 거점역할마저 퇴색할 우려가 있다.
일본의 항공업계는 당분간은 일본이 아시아의 하늘을 지배하겠지만 2천년대에 들어서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한국의 영종도에 4개의 활주로를 가진 거대한 공항이 신설될 경우 현재 활주로가 하나씩밖에 없는 나리타나 간사이공항은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는 항공여객들을 수용치 못해 다시 한국측에 승객들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중국은 세계최대의 여객기제작사인 보잉사의 지원으로 상해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공항건설을 계획중이며 홍콩은 기존의 가이탁공항외에 활주로 2개에 24시간운영체제를 갖춘 신공항(첵랍콕)을, 싱가포르는 창이공항을 2배로 확장하여 활주로를 3개로 늘리는 공사를 진행중인가 하면 활주로 3개인 대만의 중정공항도 활주로를 1개더 증설하여 경쟁대열에 참가하려 하고 있다.
아시아각국들이 이처럼 항공산업을 중시하여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어 한국이 영종도공항건설의 시기를 늦출 경우 21세기의 공중싸움에서 낙오될 위험이 높다.【오사카=이재무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