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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샤머니즘 우리무속과 닮은 꼴”/김태곤 경희대교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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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샤머니즘 우리무속과 닮은 꼴”/김태곤 경희대교수 주장

입력
199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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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내림·장승·솟대 등 공통점/같은 뿌리 민족문화 가능성”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시베리아 샤머니즘에도 우리나라 북방의 강신무에서 보이는 「신내림」이 있고, 무당이 신과 인간의 중개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함께 마을 입구에 세워두는 장승, 솟대 등은 우리나라 민간신앙과 유사한 것으로 밝혀져 우리 민족과 문화가 시베리아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92년부터 최근까지 5차례에 걸쳐 시베리아지역의 샤머니즘을 조사한 김태곤교수(경희대 국문과)는 10일 경희대 중앙박물관에서 발표회를 갖고 시베리아와 우리나라 무속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여 그 근원을 탐색한다.

 그가 발표할 논문「시베리아의 샤머니즘과 한국무속의 상관성」은 『지금까지 세계 종교학자들과 국내의 일부 민속학자들이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특징을 샤먼(무당)의 혼이 엑스터시상태에서 몸 밖으로 나와 천계와 지하계를 떠다니는 것으로 보고, 여기에 근거하여 신내림이 특징인 국내 무속을 샤머니즘이 아닌 특수한 종교현상이라고 한 것은 현지조사 없이 내린 잘못된 결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 『시베리아 무당도 우리나라 무당처럼 「신이 들린 상태」에서 신과 인간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이 때는 곰 사슴 등의 동물형태로 변신하여 나타난다. 다만 샤먼이 동물로 변신된 후 동물의 목소리를 그대로 내는 것이 우리나라 무당과 다르나, 이는 북방지역이 사냥 방목 등을 위주로 하는 유목문화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시베리아의 샤머니즘과 우리 무속의 유사성을 솟대, 장승 등에서도 찾고 있다. 솟대의 경우 시베리아 지역의 야쿠티아 주민들은 3이상의 장대 위에 나무로 만든 오리 모형을 얹어 두고 있는데, 서북쪽을 향해 앉아 있는 오리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믿고 있는 것은 우리 문화와의 동질성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는『마을입구에 2∼ 250㎝의 나무로 장승을 만들어 세우고 이를 마을과 개인을 수호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같은 무속문화를 뒷받침하며, 우리민족의 한 갈래가 이곳에서 왔다는 사실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밖에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서낭당, 장구, 제금 등의 무속형태는 중앙아시아와 티베트을 거쳐 들어온 새로운 문화와 동남아로부터 불교와 함께 들어온 종교적 요소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우리 무속의 본질과 기능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유성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북방시베리아부터 중앙아시아, 티베트, 몽골, 동남아까지 시야를 넓혀 상관성을 밝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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