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부부 3개월된 아기 놀이방서 숨져/검찰 “질식사” 기소… 재판부 “증거없다” 판결 「엎어 재우기」육아법이 법의 심판대에 올라 무죄판결을 받았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전모씨(23·여)가 운영하는 서울의 한 「놀이방」에서 맞벌이 부부가 맡긴 생후 3개월 20일된 아기가 잠자다 갑자기 숨진 일이다.
검찰은「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검안의사의 소견을 토대로 놀이방 주인 전씨를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증인으로 내세운 부모는 『3개월동안 감기 한번 앓은 적이 없을 정도로 아기가 건강했다』고 말했다. 검안 의사도 『사망직후 아기의 입술이 파란색으로 변했던 것으로 보아 질식사로 추정되며, 놀이방 주인도 「아기를 엎어서 재웠는데 코가 눌렸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아기를 엎어 재운 사실만으로 질식사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3개월된 아기는 어깨높이까지 머리를 들어 목을 가눈다』는 대한소아과학회 감수 「육아백과」의 내용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2∼4개월된 아기들이 1천명에 3명꼴로 잠자다 뚜렷한 원인없이 돌연사할 수 있다』는 소아과 전문의의 견해를 반대증거로 제시했다.
변호인측은 『아이를 위로 누이면 구토물이 폐로 잘못 넘어 갈 염려가 있어 엎어 누이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의사들의 견해를 받아 들인 일본의 유사판례도 인용했다.
법정공방끝에 검찰은 『많은 직장여성들이 궁여지책으로 영세 놀이방에 아기를 맡기고 직장에 나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놀이방 업주들의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전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형사지법 항소4부(재판장 성기창부장판사)도 1일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아기를 엎어 재우면 질식사의 원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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