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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통합유럽 상징”/영-불 해저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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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통합유럽 상징”/영-불 해저터널

입력
199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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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정식운행」앞두고 마지막 점검/현장르포/런던-파리 3시간대 거리로/연 1천5백만명 수송 효과 도버해협의 수면아래 평균 25·4 지점을 관통, 영국과 프랑스 사이를 잇는 길이 49·94(해저부분은 38)의 영불해저터널.개통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은 시험운행단계이다. 중요한 화물수송수단인 HGV(중량화물) 셔틀열차는 적재능력의 3분의 1 가량만 화물을 싣고 운행중이며 런던―파리 구간을 3시간대에 주파토록 돼있는 여객용 고속열차인 유러스타도 오는 10월 정식 운행된다. 현재 배편으로 7시간인 운행시간이 3시간으로 단축되는 것이다.현재는 보다 안전한 여객수송을 위한 시험운전이 거듭되고 있는 중이다.

 영국쪽 홍보책임자 프랑스 안내인과 함께 미니버스에 동승, 철문을 통과해 들어간 광활한 터미널 안의 모습도 기대와는 달랐다. 대형 톨게이트 여객전용터미널 화물검색통제소 세관등 거대한 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이용차량이 많지 않은 탓인지 황량한 느낌마저 주고 있었다.

 그러나 영불해저터널이 현재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인공터널의 프랑스쪽 끝 칼레의 코켈터미널에서는 길이 8백의 HGV(중량화물) 셔틀열차가 프랑스 캐나다산 신형자동차를 비롯, 각종 화물이 적재된 대형 트럭들을 싣고 해저터널 입구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약35분후 시속 1백40로 달려온 HGV 열차가 도버해협 건너 영국 포크스톤 터미널의 플랫폼에 도착하면 열차에 실렸던 대형트럭들은 어느새 열차에서 빠져나와 터미널과 연결된 자동차도로를 따라 영국 각지로 흩어진다.

 93년 12월부터 55년간 해저터널의 운영자로 선정된 영불 민간 컨소시엄인 유러터널사는 터널 운영이 정상궤도에 올라서면 현재 하루 16회인 HGV운행을 시간당 4회씩 24시간 운행할 계획이다.

 유러터널사는 터널이 정상운행되면 하루에 승용차 1만대, 화물 1천6백톤과 연간 승객 1천5백만명을 수용, 2000년께면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대륙을 더욱 좁게 만든 해저터널의 장래가 반드시 밝은 것만은 아니다. 당초 예산을 2배이상 초과한 총공사비 1백58억달러에 대한 이자상환 부담, 저가 공세를 펴고 있는 해운사들과의 경쟁, IRA(아일랜드공화군)의 테러위협, 그리고 무엇보다 영불 국민간의 뿌리깊은 갈등이 이 해저터널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불해저터널의 개통은 빙하시대이후부터 떨어져 있던 섬나라 영국과 유럽 대륙을 연결했다는 단순한 지리적 의미보다는 2백년전에 잉태된 인류의 거대한 꿈을 금세기들어 실현했다는 점과 이 터널이 21세기 통합유럽의 미래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영불해저터미널이 유럽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이다.【칼레·영불해저터널 터미널에서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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