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국민정서 최우선 잣대”강조/색깔논쟁 우려 “특정사관 편중 탈피”/공화국구분대신 ○○○정부로… 독립운동에 좌익도 포함 교육부가 31일 확정발표한 국사교과서 개편 준거안 시안의 내용은 지난3월 의 대파문을 의식, 근·현대사를 보는 소위 진보적 시각을 불식하려 한 점이 두드러진다.
교육부는 시안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폭발적인 관심에 깊은 책임감을 느껴보다 객관적이고 국민적 정서에 접근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려 했다』는 연구자들의 말을 인용, 이번 시안마련의 잣대로 객관성과 함께 국민정서 두가지를 최우선에 두었음을 강조했다.
교육부와 준거안연구위는 3월시안이 색깔논쟁의 성격을 띤 사관논쟁으로까지 비화할뻔 했던 전철을 밟지않기위해 특정 이데올로기나 역사관에 편중되지않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역사를 파악하려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안을 놓고도 한편에서는『여론에 밀려 현행교과서 수준을 답습한 현상유지적인 안』이라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좌익계열의 독립운동을 포함시키는 등 문제요소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관계자들은 이번 교과서논란이 어느쪽이든 특정이념과 사관에 치우친 편협한 역사서술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교육부시안은 우선 4·19의거를 4월혁명으로 규정했다.
이는 4월혁명이 민주주의 성장의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는 변화.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4월혁명의 단초가 된 3·15마산의거도 새 교과서에 처음으로 포함시켜 기술키로 했다.
현 교과서에 군사혁명으로 규정된 5·16은 군사정변으로 바뀌게 된다. 준거안연구위는 최종보고서에서도 5·16군사쿠데타로 할 것을 제시했으나 교육부는 『사전적으로 군사정변이란 용어는 쿠데타, 혁명, 불법정권찬탈 등과 같은 의미로 정의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시안은 특히 광복후 정치사를 3공화국, 5공화국식의 공화국별 구분을 지양하고 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하되 각 정권은 박정희정부, 전두환정부, 노태우정부, 김영삼정부로 표현하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역사용어문제에서 교육부는 또「12·12」도 쿠데타로 기술하자는 준거안연구위 안에 대해 『현재 이해당사자들의 소송이 계류중』이라 중립적 입장에서 현행대로 12·12사태로 표현키로 했다고 밝혔다. 준거안연구위의 3월시안에서 쿠데타로 규정됐던「5·17」도 교육부시안에서 개념규정없이 내용으로만 서술된다.3월시안발표시「10월항쟁」으로 바꾸기로해 보수학계 등이 크게 반발했던 대구폭동은 그대로 두기로했다.제주도4·3사건도 주민들의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저항의 의미를 내포한「항쟁」으로 하자는 일부의견이 반영되지않았다. 반란의 주체문제로 여수·순천 좌익반란사건, 여수·순천 주둔군반란사건 등으로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던「여수·순천반란사건」은 「반란자」로서의 이미지 고착에 반발해온 이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여수·순천사건」으로 표기하기로했다.다만『당시 국군14연대내의 좌익계군인들과 지역내 공산주의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식으로 반란의 주체를 서술키로 했다.
「8·15」는 해방 또는 광복, 「6·25」는 한국전쟁 또는 6·25전쟁(동란)등으로 시각에 따라 용어가 달라질 수 있지만 현행대로 8·15광복, 6·25전쟁으로 기술된다.교육부는 이밖에 일제시대 친일세력의 형성사실, 김두봉 무정등이 이끈 조선독립동맹의 항일활동,정부수립후 반민법제정사실 등도 새로 포함시키는등 사실의 균형을 살리려 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반민법제정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이승만정부의 업적은 인정하면서 좌·우익갈등의 혼란속에서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내용을 적어 균형된 시각이 반영되도록 했다.
6·25전쟁이후 북한의 정치 사회적 변천사는 김일성독재체제와 유일지배체제의 구축, 김일성·김정일세습체제의 확립,국제적 고립화와 폐쇄화 등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서술하되 주체사상은 유일사상설명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별도로 기술하지않기로했다. 김일성사망은 국사교과서대신 윤리과목 등 통일문제에서 다룰 방침이라고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부 시안은 준거안심의위원회와 국사편찬위원회등의 심의·검토를 거쳐 확정된 뒤 6차교육과정에 따라 집필되는 중고교과서의 준거자료가 된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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