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국립현대미술관등 4곳서/회화「조응」·조각「관계」시리즈 등 선보여 백남준씨와 함께 세계화단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재일화가 겸 조각가 이우환씨(58)가 네 군데서 대규모 귀국전을 갖는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9월3∼22일)에는 대작 중심의 회화와 조각들이, 갤러리현대(9월5∼15일, 734―8215)에는 90년 이후 제작한 회화들이, 인공갤러리(9월1∼30일)에는 조각이, 진화랑(9월5∼16일)에는 드로잉이 각각 출품돼 이론과 실제가 단단하게 결합된 그의 작품세계를 심도있게 보여준다.
『외국전에서는 오직 다른 나라 작가들과 싸운다는 생각뿐이지만, 제 나라에서의 전시회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어디에서 보다도 새롭고 본격적인 작품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그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점에서」 「바람과 함께」등에서 발전돼 온 그의 신작 회화 「조응」시리즈는 흰 캔버스에 검은 색에 가까운 회청색 혹은 회색이 짤막하게 몇 가닥으로 찍힌 매우 간결한 작품이다. 넓은 정신의 설원에 무심히 찍힌 새의 발자국을 연상시킨다.
그는 『그리다 보니 배경의 공백이 갖는 무한성에 눈을 주게 되었고, 그 무한성에 포인트가 되는 점을 찍음으로써 호흡과 리듬이라는 절제된 무엇을 나타내고 싶었다. 그것은 조각 「관계」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자연을 대표하는 돌과 자연에서 캐내 규격화된 철판만 남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자기한정과 외부성을 수용하는 새롭고 풍요로운 회화성, 무표정한 돌과 철판에 의한 무한에의 접근과 그 통로」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서울대 미대를 중퇴하고 도일해서 전후 일본의 획기적인 미술운동이었던 「물파」(모노하)를 이론과 실천면에서 주도함으로써 국제 화단에서 주목받아온 그는 91년 동경다마미대 교수를 사임하고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파리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 등 권위 있는 국제미술전에 차례로 초대되었던 그는 현재는 밀라노 무디마미술관에서 백남준씨와 나란히 전람회(5월9일∼9월15일)를 열고 있다. 또한 내년 3월에는 독일 레버쿠젠미술관에서 한 차례의 대규모 개인전을 갖는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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