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외국환업무 허용/홍 재무,전경련조찬서 밝혀홍재형재무부장관은 30일 『10대 재벌그룹이 기업투자 차원에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할때(신설 인수 출자등) 주거래은행의 사전승인을 받는 제도를 내년 4월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초부터 은행과 보험사가 각종 국공채를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증권사도 외국환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등 금융기관간 업무영역 벽을 일부 허물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장관은 이날 전경련초청 월례조찬회에 참석해「향후 재정금융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공정거래법상으로 재벌그룹의 계열기업 출자한도가 축소될 경우 10대 계열기업군에 대한 기업투자 승인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여신관리제도는 10대그룹의 경우 부동산취득승인 및 여신한도(바스켓)관리, 11∼30대그룹은 여신한도관리만이 각각 남게 된다.
홍장관은 금융개혁 차원에서 지난 7월 전업리스사에 허용한 외국환업무를 증권사에 대해서도 고유업무와 직접 관련된 업무에 한해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외국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 투자할때 투자외화를 일일이 은행에 가서 원화로 바꿔야 했으나 내년부터는 직접 환전해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은행과 보험사에는 신경제 5개년계획에서 96년중에 허용키로 한 국공채 창구매출업무를 내년부터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의 경우 보험모집인이 고객을 찾아다니면서 국공채를 판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홍장관은 『올해안에 만기 1년이상 2년미만의 정기예금금리를 자유화하는등 금리자유화를 조기에 추진하고 내년중에 예금자 보호를 위한 예금자 보험제도에 관한 법령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장관은 금융소득종합과세와 금리자유화에 맞춰 은행들이 현재의 금융상품구조를 대폭 손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부동산 직접취득은 계속 규제/골프장등 주식매입땐 임의로
10대 재벌그룹에 대한 은행의 기업투자 승인제도 폐지는 공정거래법이라는 새 수단이 등장하는 만큼 여신관리에 근거한 구식규제를 털어버리자는 맥락에서 취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신관리제도는 사실상 10대 재벌그룹들의 부동산취득을 규제하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으로 남게 됐다.
부동산취득 규제는 이들 그룹이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주거래은행으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인데 기업투자승인제가 폐지됨으로써 재벌그룹이 자유롭게 일부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즉 부동산을 곧바로 취득할 수는 없지만 법인형태로 돼있는 골프장 스키장 레저타운 기업빌딩등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원재료 성격의 땅은 주거래은행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임의로 사지 못하지만 법인으로 가공된 부동산은 마음대로 구입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한 규제가 공정거래법에는 없다. 골프장이나 스키장을 사고 말고는 오로지 기업의 판단에 달렸다.
정부가 기업투자규제를 풀 때에는 기업들이 스스로 생산적이고 첨단적인 투자처를 찾으리라고 봤을 것이다. 기업들이 어떠한 투자형태로 반응을 보이느냐가 기업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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