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거취 주류내 의견접근/민주일부 “무분별 영입반대”… 곳곳 지뢰 민주당과 신민당의 통합작업이 급속도로 진전되고있다. 양당은 최근 잇단 물밑협상을 통해 빠르면 정기국회개회전, 늦어도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다음달28일전까지 통합을 선언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통합신당의 지도체제와 관련, 양당은 올해말께 통합수임 전당대회를 통해 이기택―김동길공동대표체제를 출범시키고 박찬종신민당공동대표는 현 민주당 당헌상의 「영입인사」케이스로 최고위원에 추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신민당의 통합지분은 6대4 또는 7대3이 유력하고 재야가 포함될 경우 6대3대1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양당 실무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상이 현재까지 대표급 간접대화와 손세일(민주)―박규식의원(신민)의 실무선협상에서 양당이 합의수준에 이른 주요 내용들이다. 통합을 위한 큰 윤곽은 거의 잡힌 셈이다. 이와함께 통합이 임박했음을 감지할 수 있는 「징후」는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이대표측은 『구신한민주당때(1백3석)를 훨씬 초과하는 야당사상 최다의석을 가진 강야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며 득의만면한 표정이다. 또 민주당에서 야권대통합얘기가 흘러나올 때마다 『신민당의 원내교섭단체구성을 저지하기위한 음모』라며 펄쩍뛰던 박대표측은 30일 『우리는 적극적인 통합의사를 갖고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민주당내 최대계보인 내외연과 이대표사이에 통합의 형태와 내용을 두고 활발한 교신이 이루어진 사실이 확인되고있다.
야당통합은 불과 8·2보선직후까지만해도 실현이 불가능한듯 했다. 신민당은 원내교섭단체구성을 통한 「선당세강화론」을 고수했고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간단치않은 당내역학구조때문에 더이상 신민당을 견인해 낼만한 추진력을 갖기 힘든것 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상황이 이처럼 급진전될수 있었던데는 최근 신민당 지도부의 「균열현상」이 직접적 동기가 됐다는것이 야당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신민당은 다음달 통합전당대회에서의 지도부경선문제를 둘러싸고 김·박공동대표와 양순직·한영수최고위원간에 갈등이 계속 증폭돼왔다. 경선을 주장하며 당권에 도전하는 양·한최고위원측에 대해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두공동대표가 어느정도 「위협」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는 급기야 김대표가 지난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최고위원과 격한 언쟁끝에 29일 대표직 사퇴서를 던지고 잠적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됐다. 또 야권일각에서는 박대표 스스로 「반민자 비민주」지역으로 분류했던 경주와 영월·평창보선에서의 신민당 「참패」가 박대표의 태도를 바뀌게한 한 요인이 됐다고 보고있다. 그리고 보다 결정적인 대목은 실질적인 통합의 최대관건이라 할수있는 박대표의 거취에 대해 적어도 민주당내 주류측의 합의가 이루어져가고있다는 점이다. 이대표는 지난29일 한측근을 내외연측에 보내 통합후 박대표를 서울시장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협의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합이 완료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들이 도처에 도사리고있다.우선 민주당의 경우 일부 통합대상인사들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않은데다 특히 서울시장후보문제는 당내 중진의원들의 집단반발을 야기할 「폭발성」을 지니고있다. 개혁모임의 이부영최고위원은 『통합원칙에는 찬성한다』면서 『통합이 「과거」에 문제가 있는 인사들까지 무원칙하게 받아들이는식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상현고문의 핵심참모인 김원길의원은 『통합지분과 서울시장후보문제를 놓고 당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발이 터져나올것』이라며 『자칫하면 영입인사들 때문에 통합인사에서 소외된 다수 의원들이 지도부에 대한 불만세력으로 뭉쳐 당내 세력분포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소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민당 역시 양최고위원등이 통합자체에 반대하고있어 두대표가 민주당이 바라는대로 신민당의 「법통」을 가져올수 있을지 아직은 불투명하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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