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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지방거점 각축전 치열/부산가덕도 「투자1번지」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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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지방거점 각축전 치열/부산가덕도 「투자1번지」부상

입력
1994.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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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구·광주이어 울산까지 공략/현대 완주·여천진출 등 탈울산 모색/대우도 부산진출 삼성·현대에 “맞불” 부산 가덕도를 둘러싼 삼성 현대 대우의 각축전, 현대의 울산을 넘보는 삼성, 「탈울산」작전에 나선 현대….

 신규사업을 둘러싸고 불꽃튀는 접전을 벌여온 재벌기업들이 이번엔「자리」를 놓고 다시한번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앞두고 목좋은 투자부지 선점이 시급해진데다 지방자치시대에 대비한 전국적인 기반확충도 필요해지면서 그룹마다 특정지역에 편중된 투자를 지양하고 종횡무진 전국을 누비며 지방거점화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까지 별로 잘 알려져있지 않았던 부산 가덕도는 삼성의 승용차공장건립계획에 이어 현대의 제철소건립, 또다시 삼성의 신항만개발 참여, 대우의 녹산―거제도 가덕대교(9·75)건설등 투자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단숨에 재벌「투자1번지」로 급부상했다. 삼성은 특히 이 섬에서 10여리 떨어진 신호공단에 승용차공장을 짓고 가덕도 앞바다에 1백70만평의 매립지를 조성, 1백만대규모의 제2승용차공장을 건립할 계획을 적극 추진중이다. 가덕도의 주가가 치솟은 이유는「부산= 신발산업」이란 등식이 깨진데다 아직 어떤 그룹도 이 지역개발을 선점하지 못한 투자백지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가덕도 연안의 수심이 9∼30로 개발이 용이한데다 부산 진해 거제도 및 남해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되는 요충지로 좋은 투자조건을 갖추고 있기도 하지만 지방자치시대에 기업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부산 민심을 등에 업어야 한다는 계산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신발산업 사양화로 투자유치가 시급해진 부산의 요청을 수용함으로써 현정부의 부담까지 자연스레 덜어주는 결과를 얻게 된다는 판단도 가덕도의 인기를 치솟게 했다.

 삼성은 또 부산과 함께 「창원=대형 상용차」「대구=중소형 상용차」라는 등식을 기정사실화해 지역색이 강한 3지역에서 고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삼성은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광주전자에 공장을 증설, 최근 수원의 냉장고생산라인을 이곳으로 옮기기 시작하는등 「광주다지기」에 나섰다. 삼성은 또 온양에 반도체공장을 증설하는등 충남기반확충에도 나섰고 한국비료를 인수함으로써 현대의 심장부인 울산에 진출, 현대아성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울산을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현대도 부산진출과 함께 전북 완주에 3천억원을 투자, 연간 7만대의 트럭과 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공장을 세울 계획이며 충남 인주, 전남 여천에도 승용차공장 건설을 추진하는등 「울산탈출」을 적극 모색중이다.

 대우도 가덕대교 건립과 함께 이미 확보해놓은 부산 수영만부지에 아파트 및 대형 위락시설건립을 추진, 삼성 현대의 부산진출작전에 맞불을 놓고 있다. 이와함께 구리시―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의 북부고속도로, 천안―호남고속도로, 경인운하등 SOC(사회간접자본)투자를 통해 전방위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대와 주유소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선경은 유공 울산공장을 신증설하는등 울산투자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쌍용도 경북 달성에 자동차공장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청주 구미 여천 나주등지에 고루 공장을 갖고 있는 럭키금성이 대규모 전자단지 추가건립을 위해 부지를 물색중이며 롯데가 백화점등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부산 대구 대전 광주등 전국다점포화전략을 추진중이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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