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작가 이문렬씨가 대학의 교수로 강단에 섰다. 세종대는 작가 이씨를 이번 학기부터 국문학과의 대우교수로 임용, 국문학개론(주 3시간)과 현대소설론(주 3시간)등 두 강좌를 주 6시간 강의하도록 해 29일 이씨가 첫 강의를 했다고 한다. 대학당국은 이씨를 정교수로 임용할 방침이었으나 이씨가 법적으로 교수자격여건을 갖추지 못해 일단 대우교수로 임용한 후, 교육부의 승인을 받는대로 정교수발령을 낼 계획이라는 것이다.
교육법시행령상의 대학 정교수 요건은 대졸학력의 경우 해당학문의 연구실적 4년과 교육경력 6년등 10년의 경력을 갖춰야 하는데 작가 이씨의 학력은 서울대 사대2년 수료이고 학문연구경력이나 교육경력은 전혀 없어 당장 정교수임명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씨를 정교수로 발령하려면 교육부의 교수자격인정심사에 통과해야 한다.
세종대로부터 이씨의 정교수임용 인정심사요청을 접수한 교육부 대학정책실은 우선 교수전공심사위원회를 구성, 이씨가 정교수를 할 만한 전공학문능력을 갖췄는가 하는 실질적인 심사와 그것이 합격점에 달하면, 교수자격 인정심사위원회 심의를 받아 대학에 정교수임용승인을 해줄 방침이다.
한 시대를 대표할 만한 인기작가고 대한민국 예술상까지 받을 정도의 작가라면 대학의 정교수를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의 정교수임용이 이 사회에서 대학과 현업간의 보다 원활한 인적 교류와 협력관계를 넓히는 새로운 계기를 정립하는 일대 전환점이 됐으면 하는 기대까지 해보게 된다.
선진외국의 경우를 보면 문단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계·법조계·산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해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을 받으면 대학에서 강사·조교수·부교수·정교수 등으로 영입해 학문과 현업의 보다 원활한 교류를 촉진시키는 산학교류가 이미 일반화돼 있다.
대학이라 해서 반드시 그 학문만을 오로지 연구하고 가르친 학자만이 학생들을 잘 가르쳐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문의 연구와 가르치는 일에만 몰두한 학자는 현실에 어두울 수 있다. 대학교육에서 실사구시를 잘 추구하려면 해당현업에 일가견을 갖춘 전문가가 학생들을 더욱 잘 가르쳐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실성을 일찍이 갈파해 실천해 가는 선진외국을 우리도 때 늦었지만 본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학생들에게 탁상공론식 학문만을 가르치지 말고 졸업과 동시에 현업에서 그냥 써먹을 수 있는 실용도 높은 교육을 시켜야 한다.
학자만이 대학교수가 되고 현업의 전문가들이 그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현장에만 가두어 놓는 관행을 타파해 보다 나은 교육과 보다 활용적인 현업의 세계를 개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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