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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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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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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우리 가정에서,아기의 돌 잔칫상을 차리게 되면 음식 외에 실(사)과 연필을 놓아 집게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 잔칫상에 붓과 주판을 올려 놓는다. 우리나라가 면학과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면, 중국은 면학과 부를 기원한다는 얘기다. 인간의 수명이야 하늘에 맡길 일이고 부자가 되는 것이 삶의 목표중 하나라는 그들의 인생관 때문이다. ◆원나라 때 고안된 이 주판은 명대에 본격적으로 사용된 후 우리나라엔 인조 때에야 전해졌고 임진왜란 때에 일본에 전파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30년대 이후며 50년대 초부터 상업학교의 정규과정이 된 뒤, 60년부터는 검정시험이 실시되면서 초·중학교의 특기교육으로 권장됐다. 그러나 84년부터 컴퓨터교육이 보급되면서 주산은 상업학교의 교육만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동남아 일부 나라에서는 주산교육이 부활,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초·중학교에서 정규교과과정으로 채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싱가포르가 지난 5월부터, 말레이시아는 이번 가을 신학기부터 이같은 방침을 결정한 것이다. 부활을 주장하는 교육계의 이유는 오늘날의 계산교육이 컴퓨터·전자계산기에 의해 모두 이뤄지고 있어 학생들을 백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산은 숙달과 계산과정을 통해 응용력 판단력 기억력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손가락운동과 눈으로 계산과정을 관찰함으로써 뇌의 개발도 촉진한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이기에 교육방법과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입식 암기위주의 교육인 우리나라에 이들 두 나라의 결정은 타산지석이 되리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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