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용 제스처” “뚜껑 열어봐야” 엇갈려/비관론선진국들 자국이익 혈안… 지지만무/신중론유엔사무총장 처럼 「제3세계」가능성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의 당선가능성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김장관은 내달 1일부터 제3세계 각국에 영향력이 큰 인도와 파키스탄을 거쳐 「유세」활동을 벌인뒤 캐나다와 미국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김장관은 7월부터 영국을 비롯, 제네바의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사무국과 아세안5개국 홍콩등을 방문했으며 지난 25일에는 자체후보를 내지 않은 일본에 들러 유일한 아시아국가 후보에 힘을 모아주도록 요청했었다.
WTO의 초대 사무총장후보에 나선 인사는 한국의 김장관과 멕시코의 카를로스 살리나스 현대통령, 이탈리아의 레나토 루지에로 전대외무역부장관, 브라질의 루벤스 리쿠페로 재무장관등 모두 4명.
사무총장 선임은 오는 12월6일 GATT총회(제네바)에서 GATT 회원국간의 컨센서스를 통해 결론을 내리게 된다. 다시 말해 한 후보가 대다수의 지지를 얻는 분위기가 되면 다른 후보는 중도사퇴하는 방식이어서 투표를 비롯한 표대결까지 가지 않는다.
경제전쟁시대의 국제 무역질서를 좌우하게 될 WTO사무총장에 김장관이 도전의사를 밝힌 배경은 외무부가 김장관의 지명도와 당선가능성등을 주요 해외공관에 타진한 끝에 적극 추천하는 자세를 보인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김장관의 당선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당치 않은 국내용 제스처』라는 비관론과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모른다』는 신중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비관론자들은 냉전체제가 끝난뒤 이미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막바지 절충과정에서 나타나듯 선진국들이 자국의 이익에만 혈안이 된 판에 WTO사무총장이라는 막강한 자리를 아시아권 국가에 넘겨줄 리가 없다고 지적한다. 또 우리나라가 농산물시장 개방을 놓고 비협조적 태도를 고집한 것으로 EU(유럽연합)회원국들에 부정적 인상을 심은 사실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유엔의 역대 사무총장에 중남미 동남아등 제3국 출신인사가 주로 등용된 전례를 들어 WTO도 이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한다.
UR협상의 최종순간까지 미국과 EU가 팽팽한 대결을 편 끝에 합의에 이른 분야만 간신히 꿰맞춰 WTO체제를 출범시킨 현실을 봐도 「중재자」입장의 개도국출신 사무총장이 요구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이번에도 미국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회원국인 멕시코의 살리나스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이나 때마침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사무총장 선임과 맞물려 EU와 어떤 「물밑절충」을 벌일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어쨌든 김장관의 이번 도전은 성사여부를 떠나 「유세」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미·일에 편중된 통상역량을 확대하는 부수효과가 적지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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