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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외로워」/「베벌리힐스의 아이들」(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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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외로워」/「베벌리힐스의 아이들」(TV평)

입력
1994.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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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벌리힐스의 아이들/무분별한 수입이 초래한 비교육적인 외화/남자는 외로워/빗나간 기획의도… 무원칙제작 뻔한 결말KBS 2TV주말극 「남자는 외로워」와 MBC TV청소년외화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이 28일 나란히 끝났다. 시청자들의 호된 비판에 아랑곳 없이 방송을 이어온 이들 프로는 우리방송의 원칙없는 드라마제작과 무분별한 외화수입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우선 「남자는 외로워」는 기획의도부터 빗나갔다. 권위가 무너진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의 소외의식을 약간의 풍자를 가미해 그려보겠다는 의도가 처음부터 실종됐다. 과장된 극중인물들(권영태 박호게 류시형 권영준)의 행동은 어설픈 코미디를 보는듯 했고 당실(오연수 분)역시 내면의 변화없이 겉모습만 바뀌면서 영훈과 재정과의 삼각관계에만 시간을 낭비했다. 그나마 이복동생이라는 작가의 자의적이고 무책임한 구도설정이 흥미마저 앗아갔다.

영훈역을 맡은 석광렬의 돌연한 죽음과 후속프로로 예정된 작가의 집필거부로 인한 늘리가는 그나마 비현실적구조를 더욱 뒤흔들어 놓았다. 당초 방송계획보다 2달이 연장되면서 이 드라마는 결국 등장인물 모두를 사랑놀음으로 끌어갔고, 이를 위해 급조된 인물(혜주)이 나름대로 성격도 갖추지 않은채 갈등과 화해를 위해 등장, 뻔한 결론으로 마무리 지었다. 같은방송(1TV)이면서 교사의 세계를 진솔하게 그린 「인간극장­쉼표없는 사랑」(27일 종영)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감동적인 졸업장면으로 끝을 낸 「베벌리힐스…」는 논란이 된 자막방송의 찬반여부에 앞서 방송사의 외화를 선택하는 자세와 이를 심의하는 방송위원회의 역할을 새삼 생각케 해준 프로였다. 미국 상류사회 고교생들의 무분별한 애정·가족간의 문제가 우리 고교생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교육효과를 줄수 있었을까. 방송사는 또 굳이 비어 은어조차 거르지않고 자막방송까지 해야 했는지, 이를 방송위원회가 부부 장면이나 작품별로만 심의하는데 그쳐야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작가나 연출가 못지않게 방송의 외화수입관계자의 의식도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만 매체다변화시대에 더욱 커질 우리의 외화의존도로 방송이 저질화 되는것을 막을수 있기 때문이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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