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파이퍼(36)는 욕심많은 고양이다. 오랜 무명세월을 거쳐 이제는 당당히 할리우드를 이끄는 30대 미녀군단에 소속됐지만 정상을 향한 그의 욕망은 끝이 없다. 92년 「배트맨2」로 불붙은 그의 연기열정은 93년 「순수의 시대」, 94년 「울프」로 이어지더니 이제 「에비타」로 뮤지컬진출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문명을 비판하는 블랙코미디 「이스트윅의 악녀들」(87년 조지 밀러감독)로 미셸 파이퍼는 국내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작품이지만 그는 딸만 여섯을 낳았다는 죄로 쫓겨나 이방인(잭 니컬슨)과 환락의 나날을 보내는 인텔리여성역을 광기어린 연기로 풀어나간다.
연기파 알 파치노와 공연한 「프랭키와 자니」(91년 개리 마셜감독)는 파이퍼의 연기력을 진일보시킨 작품이다. 식당 조리사와 여급의 사랑을 다룬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의 연기에 힘입어 짭짤한 감동을 준다. 미셸 파이퍼는 실패가 두려워 사랑을 받아주지 못하는 30대 여성의 심리를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미셸 파이퍼의 최고 출세작은 「배트맨2」(92년 팀 버튼감독). 원래 캐스팅됐던 아네트 베닝이 임신하는 바람에 행운을 잡은 그는 고양이역으로 출연해 야수성을 과시하면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후보에 올랐고 「캣우먼」이란 평생의 별명을 얻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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