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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총장 「여의도클럽」 발언 또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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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총장 「여의도클럽」 발언 또 파장

입력
199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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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사상오염 경종”/야 “무책임한 주장”/“진위보다 근본취지 중요”/민자/“반정부와 반체제를 혼동”/민주 『정당 언론계 학계에 7백50명의 주사파가 활동하고 있다』는 박홍서강대총장의 25일 여의도클럽 발언은 다시 한번 정치권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당은 26일 박총장의 발언을 우리 사회에 대한 「설득력있는 경종」으로 해석했고 야당은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는 실태파악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민자당◁

 민자당은 박총장의 발언에 대해 종전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사회의 사상오염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충정어린 내용이라는 것이다. 구체적 증거를 요구하거나 지엽적 사안에 대한 진위를 따지는 것은 박총장 발언의 전체적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근시안적 태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자당은 그러나 정당내에도 주사파가 있다는 박총장의 주장에 대해선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자당은 또 야당의 반발에 대해 『민주당은 박총장 발언의 근본취지와 충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당리당략만을 염두에 두고 박총장을 계속 헐뜯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과연 책임있는 공당인지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범진대변인은 공식논평을 통해 『박총장의 발언은 국민에게 상당히 설득력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주사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대변인은 『박총장이 밝힌 일부 내용에 대해 진위여부를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사회 각계 지도층은 박총장의 경 고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정수사무총장도 『박총장 얘기를 계량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면서 『우리 사회에 병들고 낡아빠진 사상에 집착하는 세력이 많다는데 경종을 울린 것으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총장은 여당내에도 주사파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주사파를 뿌리뽑는 것은 검찰이 할 일』이라며『이럴 때일수록 사회가 「건강한 몸」을 추스려 낡은 사상을 퇴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세기정책위의장은 『주사파는 어떤 경우든 용납할수 없다』면서 『이미 역사의 유물로서 실험이 끝났는데도 주체사상에 집착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민주당은 박총장의 발언에 대해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민주당은 박총장이 이날 강연을 통해 해명성 발언을 해 주사파파문이 진정되기를 기대했었는데 오히려 파문을 더욱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일관하자 『도저히 묵과할수 없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총장이 일부 현역의원들을 거론하며 반정부와 반체제운동을 애매하게 표현한데 대해 『박총장이 개념상 혼돈을 일으켜 결정적으로 발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박총장이 반정부세력과 반체제세력을 동일시해 70∼80년대 민주화투쟁세력을 전체적으로 매도하는 우를 범했다는게 민주당의원들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박총장 자신은 물론 과거 민주화투쟁을 했던 현재의 여권관계자들까지 주사파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기택대표는 이날 예정되어 있던 서울시구의원연찬회 연설에서 박총장의 강연에 대해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 강력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대표는 『옥석을 구분치않은 무책임한 박총장의 발언이 그대로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면서 『그는 과거 반정부세력과 반체제세력을 동일시함으로써 민주세력 전부를 매도했으며 이는 과거군사정권하에서 체제유지를 위한 공안통치논리의 반복』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대변인도 『구체적 증거와 사실을 명시하지못한채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박총장은 반드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대표비서실장은 박총장이 1만5천여명의 주사파가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그많은 주사파가 활동하고 있다면 그동안 안기부와 검찰 경찰등 공안기관은 무엇을 했다는 것이냐』면서 『박총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공안기관책임자들은 반드시 문책을 당해야한다』고 말했다. 강수림의원도『사제이자 대학총장으로서 그처럼 여과되지않은 개념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트린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이계성·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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