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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8군서 빼낸 쓰레기정육/전국 50여음식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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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8군서 빼낸 쓰레기정육/전국 50여음식점 사용

입력
199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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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도가니탕 등 만들어 손님에 팔아/딴기지서도 반출가능성 미8군 용산기지에서 음식쓰레기로 내다버린 쇠뼈, 힘줄고기(일명 스지), 물렁뼈, 우지등이 밀반출돼 시중음식점의 음식재료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포쓰레기매립장에 폐기처분돼야 할 이들 폐정육들은 서울 성동구 마장동 우시장의 정육도매상을 통해 서울시는 물론 멀리 제주도의 예식장주변 갈비탕집이나 도가니탕등 대형전문음식업체에 팔려나가 소비자들에게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다. <도표참조>

 경찰청외사과에 의하면 미8군 청소전문용역업체인 경남기업의 최민승영업부장(36·수배중)은 폐정육을 몰래 빼내 정육업자인 친구 백두영씨(38·구속중)를 통해 마장동 우시장의 정육도매상들에게 판매해 왔다.

 백씨는 최씨가 반출한 정육을 쇠뼈와 힘줄, 쇠기름과 쇠고기로 분류, 정육도매상에 헐값에 넘겼으며 도매상은 이를 수입·한우고기와 섞어 유통가격으로 일반음식점에 판매했다.

 마장동 우시장의 도매상과 중간도매상, 일반음식점들 사이에 육질이 좋기만 하면 고기의 공급처를 묻지 않는 것이 상례여서 미8군용산기지에서 쓰레기로 버려진 정육이 쉽게 유통돼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백씨는 음식쓰레기를 폭염속에서도 냉동시설이 돼 있지 않은 일반트럭으로 실어날라 변질의 우려가 큰 고기가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미군음식쓰레기를 정기적으로 구입해 사용한 식당은 서울 S음식점등 10여곳으로 확인됐으나 비정기적으로 거래한 곳까지 치면 서울, 제주등 전국에 50여군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구 화곡4동 70여석의 좌석을 갖춘 S음식점은 서울시로부터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될 만큼 주방등이 정결한 고급음식점인데도 미군음식쓰레기를 음식재료로 사용해 왔다. S음식점은 중간도매상인 대성상회로부터 지난 1년간 쇠뼈와 쇠고기등을 공급받으면서 가끔 육질이나 맛이 안좋다는 손님들의 항의를 받아 왔으나 이것이 미8군의 음식쓰레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주인 곽모씨는 말했다.

 백씨가 경남기업직원으로 위장, 미군시설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지난 92년10월부터 지금까지 1년10개월동안 미군부대에서 빼낸 쓰레기고기는  모두 1백20여톤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당국은 그러나 경남기업이 미8군용산기지등 서울지역 미군부대 10개소, 인천 부평보급창, 경기도 성남·하남·평택군등의 미군기지 6곳의 청소전문용역업체인 점으로 미루어 미8군용산기지를 담당한 백씨뿐 아니라 여타 미군기지에도 음식쓰레기를 별도로 빼내 시중에 팔아왔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있다.【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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