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앞길에 또하나의 물음표”/NYT/“최후 공산보루 기저 흔들”/「알게마이네」/“권력공백 7주 이상주목”/LA타임스 북한중앙방송의 후계문제와 관련된 보도와 평양외교단지내 반김정일전단 살포사건이후 세계주요언론들은 25일 사설을 통해 북한내 권력투쟁 가능성과 북한핵사찰의 불투명한 전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다음은 주요 언론의 사설요지이다.
◇LA 타임스(8월25일자)
최근 북한중앙방송의 논설은 북한에 뭔가 숨겨져 있는 듯한 의문을 자아낸다. 방송은 후계문제가 올바로 해결안되면 야심가나 음모가들에 의해 농락당하고 혁명의 미래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일성이 사망한지 7주가 되도록 김정일은 공식적인 후계자로 승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잠재적 불만세력의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은 7월20일 김일성 장례식이후 아직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정일이 지난주 거행된 광복기념일 퍼레이드에 불참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한 일이다.
평양주재 외교관들은 지난주 평양시내 외교단지에 반김정일전단이 뿌려진 사실을 확인했다. 모스크바의 러시아관리는『평양에 주재하는 러시아관리들은 현재 평양에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북한의 심각한 경제위기는 광범위한 계층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중앙방송의 논설은 김정일이 정적을 숙청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전초일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진행될지 모를 북한내부의 불확실성은 핵시설 사찰문제에 있어 북한이 다시 강경으로 돌아서는 빌미가 될수도 있다. 2주전 미국과 북한의 협상대표들은 핵위기를 완화하는 일련의 조치에 합의했다.
그러나 얼마전 평양에서 나온 논평은 영변의 미신고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미 성사된 합의를 취소하는 것처럼 보인다. 클린턴행정부는 지난번 북미합의에서 양국간 대결상태가 끝났다고 천명하지는 않았지만 합의 이후 조심스런 자세를 견지해오고 있다. 유동적인 평양내부의 사정은 모두에게 절제의 지혜를 요구하고 있다.【정리=박진렬특파원】
◇뉴욕타임스(8월25일자)
불확실한 북한 핵문제에 또 하나의 물음표가 찍혔다.북한의 최고권력자는 누구인가.
최근 북한으로부터 흘러나온 일련의 보도들은 일부 부풀려지기는 했지만 북한 내부에서 김일성의 후계문제를 둘러싼 권력 투쟁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김일성 사망 두달이 가깝도록 북한의 국가주석과 노동당 총비서직은 비어있는 상태이며 김정일은 한달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담당자들은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의 보도들은 북한 사정에 대한 의심을 더하고 있다.
김정일이 병을 앓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수년째 나돌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평양에 김정일타도전단이 뿌려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한 정세를 추적해온 미국의 한 관리는 북한의 권력승계에 관한 소문들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소문으로 간주하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우리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북미협상에서 핵 문제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는 북한정책의 전면전환을 뜻하는 것이며 외국 기술진에 의한 북한 경수로 건설, 대미 수교와 투자개방등으로 어둠에 싸인 북한사회가 밖에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 때 엄격한 통제사회인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남북 양측은 엄청난 사회정치적 위험을 안게 될 것이다.【정리=조재용특파원】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8월25일자)
김일성 사후 처음에는 김정일의 건강문제가 등장하더니 북한방송들에 의해 반역자와 음모가들이 거론됐고 드디어 철저한 감시속에 놓여진 평양의 외교공관 구역에 직접 김정일타도를 선동하는 전단이 살포되기에 이르렀다.
전지전능한 김일성이 사망한지 7주가 된 현재 김정일은 분명히 전지전능한 새로운 최고권력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자칫 지도자없는 권력투쟁의 현장으로 변모할 가능성마저 보여주고 있다.
결국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위대한 지도자」의 뜻에 따라 김정일은 최고권력의 확실한 승계자였으며 지난 20년동안 이러한 세습준비작업을 빈틈없이 해왔다. 결국 북한의 독재와 세습체제는 김일성의 도전할 수 없는 권위아래서만 북한 지배층에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며 김일성에 의해 유지돼 오던 시대착오적인 체제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조짐들이다. 동구의 정치적 변화가 이제는 아시아와 중미에 남은 최후의 공산주의보루마저 밑바탕부터 뒤흔들고 있다.【정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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