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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수적어도 독버섯”/박홍총장 여의도클럽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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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수적어도 독버섯”/박홍총장 여의도클럽 일문일답

입력
199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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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20여명… 빠져나온 사람도 많아/「정계」가 「야당」 잘못전달… 여야모두 있다/고해성사 발설안해… 「교수」알지만 안밝혀/주사파아들을 꾸짖자 아버지라고 안불러 박홍서강대총장은 25일 전현직 방송인들의 모임인 여의도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주체사상에 빠지면 북한의 지령과 김일성만 신봉, 적은 숫자라도 온 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지므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장의 근거가 희박하고 계속해서 했던 말을 번복해 신빙성이 떨어졌는데 증거를 댈 용의는 없는가.

 『답답하다. 왜 내가 증거를 대야 하나. 수사는 검사가 할 일이고 찾아서 계도하는 일은 언론의 몫이다. 증거는 북한에 보낸 팩스와 모월간지를 보면 모두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북한의 돈을 받고 교수된 사람이 있었다고 했는데.

 『남한 학생들에게 김정일이 돈을 줬다는 말은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다. 구소련의 타슈켄트나 독일 베를린 오스트리아 빈등에 유학한 한국학생들은 물론 북한 유학생들에게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주사파 교수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밝힐 수는 없다』

 ―발언으로 공안분위기가 형성되는등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는데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증거를 댈 수 없는지.

 『답답하다. 이런 일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한다. 언론이 나서 국민의 경각심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예수회에서 모종의 지시를 받고 제재를 받았다는데 사실인가.

 『예수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무식한 소리이다. 예수회는 중요사안이 발생하면 당사자와 대화를 하고 의견을 나누는 기구이지 소환을 하거나 지시를 내리는 기구가 아니다. 제재를 받았다는 일부언론의 보도는 말도 안된다. 다만 주사파 발언 이후 예수회와 대화를 하는 도중 나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악용된 소지가 있다는 예수회의 지적에 대해 공감하고 지금은 외부강연등을 자제하고 있다』

 ―89년 경기도 모수련원에서 사제가 되기 위해 모인 학생들에게 북한에 갔다 왔다는 말을 했는가.

 『로마에서 5년간 공부한 적이 있다. 이때 복음과 공산주의에 대해 깊이 연구했었다. 여러나라 사람들이 모이는 국제세미나가 많이 열리는데 그곳에서 북한사람들을 많이 만나 북한 실정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다. 북한에 갔었느냐, 가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나.

 『북한에도 남한이 배워야 할 장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남한을 적화통일해야 한다는 야욕을 버려야 대화도 되고 통일도 될 수 있다. 범민련과 자생적으로 형성된 공산주의자들은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고 순진한 노동자를 유혹하는 세균이다. 철저히 색출해서 발본색원해야 한다』

 ―주사파가 야당에 7백50명이 있다고 했다가 다시 과거에 주사파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라고 말을 번복했다.

 『언론이 나의 말을 왜곡했다. 야당이 아니라 여당까지 포함한 정당인들을 지칭한 것이다. 현재 여야 정당과 언론계 교수등 7백50명의 주사파는 분명히 있다. 나는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 간단히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다. 87∼94년까지 전국대학의 학생회장만도 5백50여명이나 배출됐다.학생회간부까지 합치면 1만5천명의 주사파가 언론과 정당등 사회각계층에 진출해 있다』

 ―경상대교수들이 검찰의 소환요구를 받는등 피해를 보고 있는데.

 『나는 독이 든 빵을 먹으려는 학생들을 말리려고 했다. 건전하게 빵을 파는 일부 빵장사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경상대교재 이적성 문제는 수사당국이 아닌 대학공동체에 처리를 맡겨야 한다』

 ―주사파가 사회를 전복시킬만큼 큰 위협이 아닌데 국가차원에서 과민반응하는 것은 아닌가.

 『에이즈균은 작아도 일단 몸에 들어가면 인간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위험하다. 6개월씩 집을 나간 학생의 부모들이 찾아와 통사정, 아는 학생들에게 수소문해 아들을 만나게 해준 적이 여러번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아들은 「몸은 부모에게서 나왔지만 사상은 내가 알아서 한다. 나의 사상은 이미 김일성수령 것」이라고 말한다. 주사파에 한번 빠지면 인륜과 도덕이 모두 무시되고 오직 북한의 지령과 김일성만 신봉하게 된다. 주사파가 한 줌이라고 해서 무시하면 온 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질 것이다』

 ―주사파의 정의는 무엇인가.

 『주사파는 3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주사파와 유사한 나쁜 길로 한순간 빠졌다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나온 이부영의원이나 제정구의원, 손학규의원등은 아주 훌륭한 사람이다. 이들은 북한의 허구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의 유혹에 빠질 우려가 없으며 이들에게는 나라의 장래를 맡겨도 된다. 그러나 아직도 공산주의의 몰락을 깨닫지 못하고 북한의 논리에 빠져있는 많은 인사들이 이 사회에 암적인 존재로 활약하고 있다. 또 대학생중에는 주사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신봉하는 경우도 많다. 두번째에 해당하는 핵심들이 내가 말하는 주사파다』

 ―우리나라에 과연 주사파의 실체가 있는가.

 『정말 답답하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산업현장과 대학, 노동현장에 가보면 주사파가 얼마나 활동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검사도 아니고 언론인도 아니다. 여기에 모인 언론인들이 심각성을 깨닫고 찾아 나서주길 바란다』

 ―주사파의 개념은.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인 사람들을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하는 것처럼 김일성의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을 자신의 인생관 세계관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주사파다』

 ―주사파를 어느정도 만나 설득하려고 했는가.

 『학생운동으로 수배돼 쫓기는 1백40여명을 비롯, 재야 운동권에 있는 사람들, 주사파 학생의 학부모들도 만났다. 한 학부모는 「주사파 아들을 꾸짖자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주사파는 이런 사람들이다』

 ―주사파뒤에 사노맹이 있고 그 뒤에 사로청과 김정일이 있다는 발언이 비상식적이라는 견해도 많다.

 『그러면 주사파뒤에 하나님이나 부처라도 있다는 말인가. 사노맹과 주사파가 다르다는 말이 많은데 이들 모두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같다. 단지 택하고 있는 방법이 약간 다를 뿐이다』 

 ―검찰면담에서 고해성사의 내용을 말했다고 하는데. 

 『그런 적 없다.나는 신자나 학생 등이 한 깊은 얘기도 외부에 얘기할 때는 신중을 기한다. 일반 신자나 학생과의 일반 면담은 고해성사가 아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다. 얘기할 가치가 있고 얘기한 사람에게 피해가 없다고 생각할 때 말한다. 검찰이 자료를 요청했으나 성직자로서, 교육자로서 이런 내용을 제공할 수 없어 거절했다. 검찰에 나한테 묻지 말고 스스로 찾아내라고 말했다. 「손도 안대고 코풀려하지 말라」고 얘기해 줬다』

 ―주사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질문만 앞세우고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만 하지말고 직접 나서서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언론이 앞장서야 한다. 대학이 할 몫은 대학이 할 것이다. 올바른 인간교육과 사상교육, 희망을 주는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동구권연수프로그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강대 일부 학생들이 총장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총장자리가 학생이 물러나라고 해서 물러나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자식이 「아버지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두는 아버지 보았는가』

 ―통일관을 말해달라. 

 『우리민족 자율에 의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는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우리는 북한이 남한적화통일야심을 실제로 버릴때까지 힘써야 한다』【정덕상·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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