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의 한글운용체계 전반이 우리가 쓰는 컴퓨터와 크게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6∼8일 사흘간 남북한 컴퓨터관련학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연변에서 열린 94 코리아 컴퓨터처리국제학술대회에 참가했던 우리측 학자들에 의하면 북한의 컴퓨터는 문자를 입출력할 때 사용되는 컴퓨터내부 코드체계의 문자배열부터 남측의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측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자판에서 「가」라는 문자를 두드릴 경우 남측의 컴퓨터에서는 코드체계가 「가」를 인식하고 컴퓨터기억장치에 「가」가 입력되지만 남측의 자판을 북측컴퓨터에 연결, 「가」를 치면 전혀 다른 문자가 남게된다.
컴퓨터전문가들은 이처럼 전혀 다른 코드체계때문에 남북간에는 상호 컴퓨터접속을 통한 자료교환, PC통신등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남북간에는 컴퓨터 자판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자판은 자음과 모음을 왼손과 오른손쪽에 각각 배치하고 숫자키 밑 상1단 5개자음의 배열이 남측과 동일해 외형상으로 우리와 유사하다. 그러나 상1단밑 기본단의 배열이 왼쪽으로 부터 「ㅁ ㄹ ㄴ ㅇ ㅎ ㅗ ㅓ ㅣ ㅡ」로 구성돼 있는등 상하 좌우배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어 컴퓨터의 상호이용을 위해서는 타자연습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형편이다.
이번 회의에 참석했던 한글정보학회 서정수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알려진 북한 컴퓨터의 구조는 예상보다 이질화가 심각한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남북한 학자들이 컴퓨터체계의 동질화를 위해 공동노력키로 합의는 했으나 컴퓨터의 보급과 기술면에서 월등한 우리측이 통일에 앞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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