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합의 평가·통일방안 등 언급/「자제자세」 벗어나 구체 소신피력 관심 김대중 아·태평화재단이사장이 23일 북미3단계회담 합의와 관련, 그 의미와 남북정세전망등에 관해 종합적으로 정리된 의견을 내놓았다. 김이사장은 그동안 남북정상회담과 김일성사망등 남북관계에 메가톤급 이슈가 거듭되는데도 사안의 미묘함을 감안해서인지 남북문제에 대해 거의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김이사장은 그러나 이날 서울 연희동성당에서 빛두레신앙인학교 초청으로 열린 「통일을 바라보는 신앙인의 자세」라는 강연에서 「자제하지 않고」남북문제에 대한 소신을 구체적으로 피력해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 정동채 아·태재단비서실장은 『김이사장이 그동안 남북관련 발언에 신중을 기해왔으나 이제 평소 자신의 소신을 밝힐 때가 된 것으로 판단한 것같다』며 『그러나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김이사장은 강연에서 우선 북미3단계회담 합의의 의미를 평가하는데서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김이사장은 북미3단계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물론 우리도 많은 것을 얻음으로써 모두가 승자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번 회담의 합의로 핵위협과 전쟁재발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됐고 남북협력을 통한 공존공영의 시대가 열리는 기회를 맞게 됐다』면서 『한국이 이번 회담에서 소외됐다는 주장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주장했다. 김이사장은 이어 북미회담을 계기로 각국의 한반도에서의 이해관계와 역학관계가 코페르니쿠스적인 일대 전환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같은 상황에 대처함에 있어 어떤 경우에도 주도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이사장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가능한한 빨리 남북정상회담을 개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김이사장은 또 『김일성사망이후 우리의 대응체계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지적, 『이제부터라도 정부의 통일정책 1단계가 되는 화해와 협력을 이룰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사장은 최근 김영삼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밝힌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흡수통일 절대불가」입장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김대통령의 통일방안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이사장이 남북관계전망을 통해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지배할 힘이 없다고 지적한 대목도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겨냥한 느낌이다. 김이사장은 주사파등 우리 사회 일부 과격세력들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동기가 어떻든 용납되거나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이사장은 또 우리 사회에는 통일을 거부하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에게 역사의 흐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 김정일체제의 전망과 관련해서 김이사장은 『김정일이 북한정권을 승계해서 국가주석과 노동당총서기가 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김일성사후 1개월이상이 지났는데도 권력승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대중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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