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인디언 16시간 걸어 첫 한표/세디요 시종여유·야 진영은 침통/민간 선거감시기구,공정성 일부 의문제기 ○…멕시코 집권 제도혁명당(PRI)의 선거진영은 22일(현지시간) 중간개표결과 자당후보인 에르네스토 세디요후보가 크게 앞서 나가자 승리를 확신한듯 크게 들뜬 분위기에 휩싸여있다.
세디요후보는 15%의 개표가 진행된 이날 새벽 47.14%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있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중간발표가 나온뒤 곧바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의 확실한 승리가 임박했다』면서 『이번선거의 최대승자는 멕시코 유권자들과 민주주의』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세디요후보는 개표전부터 『나는 그 어느때보다 행복하다』고 자신감을 표현한뒤 개표가 진행되는동안 PRI 선거운동본부에 나와 당원들을 격려하는등 시종 여유있는 모습을 과시했다.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행한 출구여론 조사 결과에 의하면 세디요후보가 50%에도 못미치는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당진영은 세디요후보가 선두로 나선 중간결과가 발표되자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 대선에서 2위를 차지,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호언했던 민주혁명당(DRP)의 콰테목 카르데나스후보는 개표가 중반에 이르기까지 계속 3위권에 머무르자 실망을 금치 못하는 모습.
○…멕시코의 여야진영은 선거결과 못지않게 개표의 공정성에 신경을 집중하며 날카로운 설전을 교환했다.
PRI의 세디요후보는 선거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야권의 지적에 대해 『이번 대선은 그 어느때보다 모범적 선거』라며 가볍게 일축했다.
반면 최대 민간선거 감시기구인 「시민연합」의 세르지오 아콰요위원장은 세디요후보의 승리를 개인적으로 예상하면서도 『선거과정에 수긍하지 못할 부분이 있다』면서 선거공정성에 부분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집권여당인 제도혁명당의 65년 장기집권을 심판하는 멕시코 대통령선거가 일요일인 21일 하오6시(현지시간) 순조롭게 완료돼 개표에 들어갔다.
총선과 함께 치러진 이날 선거는 지난 88년의 대선투표율 48%를 크게 상회, 4천5백70만명의 유권자중 70%가 참여한 것으로 잠정집계돼 오랜만에 멕시코 국민들의 선거열기가 고조됐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전국의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시작되자마자 투표용지가 바닥나 유권자들이 항의하는 사태를 빚었다.
선거관리위원회측은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대해 『주소지를 떠나 있으면서 투표를 원하는 유권자들을 위해 설치된 특별투표소에 3백장씩의 투표용지만을 할당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하오 회의에서 투표용지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수십년동안 정치와는 고립된채 남부 치아파스주의 외딴 지역에 살고있는 수천명의 마야인디언 원주민들은 생전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짧게는 수시간씩 길게는 16시간을 걸어서 투표소에 도착하는 열의를 보였다.
치아파스 원주민들과 올해초 반란을 일으켰던 사파티스타 반군은 나란히 줄을 서서 투표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으며 일부 반군병사들은 사진을 찍기위해 잠시 총을 내려놓기도 했다.【멕시코시티 외신=종합】
◎멕시코대선 당선확실 세디요/전기공 아들… 구두닦이하며 독학/88년 입각… 전후보 피살 대신 출마
멕시코의 새 대통령으로 확실시되는 집권 제도혁명당(PRI)의 에르네스토 세디요(42)는 미국 예일대에서 수학한 경제학자 겸 테크노크라트 출신.
유학 시절을 올A 학점으로 마친 이 수재는 20년전 공직에 투신, 살리나스현대통령이 집권한 88년 예산 및 경제계획부장관으로 입각했고 교육부장관도 지냈다. PRI의 대통령후보는 원래 루이스 도날도 콜로시오였으나 그가 지난 3월 암살되는 바람에 콜로시오의 선거 참모를 맡고 있던 세디요가 대타로 나서게 됐다.
미 캘리포니아주 경계에서 몇미터 떨어지지 않은 작은 도시 멕시칼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전기기술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구두닦이로 일하며 학교를 다닌 의지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선거 기간에 「여러분 가족의 복지를 위해 일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이 노동계급 출신임을 강조, 특히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선거 공약으로 1백만명의 일자리 창출, 가난과의 전쟁, 경제개혁 및 규제완화를 제시하고 특히 살리나스현대통령의 자유시장 정책을 지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과 국영기업 숫자를 6백18개에서 2백10개로 줄여버린 과감한 민영화로 대표되는 살리나스의 개혁정책은 고르바초프전소련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빗댄 「살리나스트로이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89년 당시 19.7%에 이르렀던 인플레가 지난해 8%로 떨어지는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중소기업 도산, 실업 증가, 농촌의 몰락 등 대가도 크다. 이는 고스란히 세디요의 어깨를 누르는 짐으로 남게돼 결국 「가시밭길 승리」가 될 것이라는게 정치분석가들의 평가다.【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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