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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 이상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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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 이상하다(사설)

입력
1994.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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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내부사정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것 같다. 특유의 폐쇄성때문에 누구도 속사정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요즘의 주변상황들을 종합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죽은 김일성의 세습 후계자로 지목되어 온 김정일을 둘러싼 최근의 여러가지 수수께끼들은 북한 내부가 결코 조용하지 않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죽은지 50일이 다되어가는데도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공석상에 모습을 드러낸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다. 바로 이때문에 여러가지 설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우선 그의 건강과 관련하여 와병설 중병설 수술설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게 억측들이 나돌고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른채 소문은 자꾸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러한 소문과는 달리 최근에 나온 권력승계 관련 북한 방송보도나 김정일의 중국방문초청거부등 일련의 사태는 북한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중앙방송은 21일 『수령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할 후계자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면 야심가 음모가들의 배신행위로 당과 혁명이 농락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라며 김정일의 「유일적 영도」를 강조했다.

 북한주민을 상대로한 대내용 방송에서 이같은 주장을 공공연히 폈다는 것은 김정일지도체제구축에 반대하는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곧 김정일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로도 들릴 수 있고 그들을 제거하기 위한 숙청 선풍이 한바탕 불어닥칠 것이라는 예고로도 볼 수 있다.

 이런 권력투쟁설과는 반대의 해석도 있을 수 있다. 김정일의 승계작업이 이제 마무리되어 공식적으로 주석이나 당총비서의 취임을 앞둔 막바지 정지작업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중앙방송보도의 수수께끼에 못지 않게 궁금증을 더 해주는 것은 왜 김정일이 오는 10월의 북경방문을 포기했느냐는 것이다. 김은 중국건국 45주년 기념식에 나타나 자신의 건재를 전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북한과 중국간에는 그럴만한 불편한 사연이 없고 더구나 중국은 김정일체제의 안정을 바라고 있는 시점이다.

 정말 밖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북한에서는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러다가 혹시 무슨 일이 터지는 것 아닌가. 그 불똥이 우리에게 튈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예측불허의 사태에 우리는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가.

 북한 사정을 너무나 모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사실 불안하다. 호기심과 궁금증의 차원을 떠나 우리에게 들이닥칠 엄청난 현실문제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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