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경감등 크게 혜택/자금난 와중에 세금 더낼판/현행 32%.18% 두가지세율 향후 25%로 통합조정 방침 대기업은 내년에 올해보다 2%포인트의 세금을 덜 낸다. 이로 인해 2천억원정도의 돈을 세금으로 내는 대신 기업활동하는데 쓰거나 대기업오너들이 배당으로 챙길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중소기업은 법인세법개정으로 인한 세금경감 혜택이 없어지게 된다.
기업의 이윤에 물리는 세금인 법인세는 2가지 세율로 구성돼 있다. 「높은 세율」 32%와 「낮은 세율」 18%이다. 낮은 세율은 법인소득 1억원까지에 적용되는 것으로 주로 이윤이 적은 중소기업들에 해당된다. 높은 세율은 1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소득분에 적용된다. 따라서 높은 세율은 이윤이 큰 대기업에 주로 적용된다.
이번 세제개혁에서는 높은 세율 32%만 30%로 낮아졌을 뿐 낮은 세율 18%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따라서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중소기업은 이번 세제개혁의 수혜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3∼5년걸쳐 통합
뿐만아니라 정부는 향후 3∼5년에 걸쳐 법인세율을 25%의 단일 세율로 통합조정할 방침으로 있다. 둘로 나눠져 이원화돼 있는 세율을 단일세율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세율인 높은 세율은 32%에서 25%로 7%포인트가 내려가게 되지만 중소기업세율인 낮은 세율은 18%에서 25%로 오히려 올라가게 된다. 세제개혁으로 대기업의 부담은 크게 경감되는 대신 중소기업의 부담은 현재보다 크게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의 세제개혁은 일종의 실명제 후속조치라고 할 수 있다. 실명제시행으로 인해 과거 같으면 기업의 음성소득(세금을 내지않던 소득)으로 남아 있을 부분이 상당부분 세금망에 노출되게 된다는 것을 기본출발점으로 한다. 세원포착이 확대되는 만큼 세율을 낮춰 합리적 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이 개방경제체제에서 외국기업과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다른 나라들보다 세부담의 무게가 더 무겁지는 않도록 감해준다는 동기가 합쳐진다.
○주먹구구경영에 타격
외국기업과의 경쟁 문제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어느 쪽에나 적용되는 현안이다. 그러나 음성소득의 추가노출(과표 양성화)은 특히 중소기업에 많이 해당된다. 대기업은 이미 공인회계사등에 의해 잘 짜여진 회계관리를 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다소 주먹구구식이어서 매출누락등이 있었으나 실명제에 의해 대부분을 드러내야 하게 됐다. 실명제에 따른 경영상의 고충도 중소기업이 더 크다. 주요 외부자금 조달루트였던 사채시장이 실명제로 얼어붙으면서 중소기업은 지속적인 자금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부도 기회있을 때마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그런데 결과는 대기업의 세금경감이고 중소기업엔 아무것도 없게 됐다. 앞으로는 오히려 세금이 더 늘어나게 된다. 더군다나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도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의 보조금 금지조항으로 끊길 판이다.
○중기부담해소책 필요
정부는 세율단일화를 하더라도 중소기업의 세금이 종전보다 증가하지는 않도록 하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장치는 세율단일화로 높아지는 중소기업의 세금 7%를 보전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1억원을 기준으로 현재는 1천8백만원인 세금이 나중엔 2천5백만원으로 늘게 되므로 7백만원의 세액공제에 해당하는 장치가 마련돼야하는 것이다. 그런 장치가 마련되더라도 우선 내년에 대기업의 세율만이 2% 낮아진 것은 분명히 중소기업으로 봐서는 손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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