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가동률 50% 수준” 지난13일 제네바 북미고위급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라 우리측은 곧 북한에 대한 경수로원전건설 및 대체에너지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전망이다.
북한의 에너지 수급 사정은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사망 직후부터 전력 석탄등 에너지생산을 독려하는 선전선동을 강화해 왔다.
북한은 최근 다리미 이발소의 드라이어등 50W급 전열기기도 반드시 전력공급기관에 등록하도록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집 한등켜기가 일반화되고 전력의 공급을 하루종일 중단하는 휴전일이 등장한 것도 오래전의 일이다. 특별한 행사가 없을 경우 평양의 휴전일은 매주 목요일로 지정돼 있으나 일부지방에서는 주4일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평양의 신시가지에는 20층규모의 고층아파트가 속속 완공되고 있지만 전력부족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가동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에따라 북한에서는 아파트 입주 때 인기가 높은 「로열층」은 1층부터 8층까지로 이를 대부분 당간부등 실력자들이 차지한다고 한다.
주민생활보다도 전력난의 여파가 심각하게 미치고 있는 곳은 공장등 산업생산시설. 이미 순번 정전제등을 실시해 온 북한의 공장들은 가동률이 70%수준인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지난해에는 50%수준으로까지 떨어진 것으로 통일원등은 추계했다. 귀순후 지난7월27일 기자회견을 가진 강명도씨는 북한의 공장중 70%가량 가동이 안되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통일원집계에 의하면 북한전력공업의 총시설용량은 7백14만2천H로 이중 수력이 4백29만2천H, 화력이 2백85만H로 수력발전시설이 절반 이상을 점하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북한 수력발전소의 주종은 영풍과 회령·금강산 발전소등 일제시대부터 가동돼 온 시설등이나 강우량 차이로 발전량 변동이 심하고 송배전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다 시설이 노후화되고 있다. 북한수력발전소들은 특히 겨울철에 전력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은 70년대부터 석탄을 이용하는 화력발전소 건설에 역점을 두어왔으나 석탄생산의 증가율이연2%미만으로 둔화되고 있어 발전소가 제대로 가동이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93년도의 경우 북한의 전력 목표생산량은 1천억H이나 실제생산실적은 2백21억H로 목표 달성률이 22%선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같은 석탄생산의 악화추세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은 석탄을 「공업식량」이라고 부르면서 탄부들에게 「고속도 굴진운동」을 전개토록 하고 있으나 탄광의 심부화, 채탄장비의 노후화등 구조적 문제때문에 좀처럼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품위가 낮은 석탄도 다 생산하는 이른바 「다량채굴·다량처리」방법을 독려하고 있는데 고열탄은 수출용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아 국내산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대북전력지원방안은 여름철에는 북한이 남한에 송전하고 겨울철에는 북한으로 송전한다는 교환방식. 그러나 수력과 석탄등 2대자원에만 자력갱생식으로 의존해 온 북한의 전력산업은 사시사철 남한에 송전할 형편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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