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4.08.22 00:00
0 0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징용과 징병으로 끌려가 희생되었고 꽃다운 처녀들이 종군위안부로 갖은 수모를 겪었고 광복의 기쁨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안겨준 탓으로 2차세계대전하면 현대사의 격랑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데 1차세계대전하면 아무래도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파리강화회의서 윌슨미대통령이 제창한 민족자결주의가 한국젊은이의 망국한을 일깨워 기미독립만세운동으로 이어지고 상해임정수립과 독립투쟁의 조직화에 계기를 이룬 것을 감안한다면 1차대전이 한반도와 현대사에 미친 영향과 파장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1차대전은 20세기체제의 골격을 형성했다. 정치적으로는 세계열강이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두편으로 갈리어 패권다툼을 벌이는 양진영대결체제가 전개되어 수십년간 이어졌으며 절대군주제의 붕괴와 함께 공산체제, 군사파쇼체제등장의 계기를 이루었다. ◆육지서는 탱크, 공중서는 항공기, 바다서는 잠수함등 새로운 무기가 1차대전을 계기로 처음으로 전투현장에 등장했고 이에 따라 군사적으로는 경기병중심의 19세기전술이 기계화된 중화기로 육해공합동작전을 펼치는 20세기현대전술로 바뀌었다. ◆금년은 1차대전발발 80주년이 되는 해다. 80년전 합스부르크왕조의 후계자인 페르디난드 오스트리아황태자가 세르비아청년의 총탄에 쓰러져 급기야 온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한 보스니아의 사라예보는 그 당시와 조금도 다름없이 종족간의 내전에 휘말려 있다. 몇년째 그칠줄 모르는 보스니아내전이 국지전서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양진영대결체제가 와해되어서인가,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반문명성을 너무도 통절히 터득했기 때문인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