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용교수 입수 공개/「용호결」의 이본… 양생사상 연구주요자료 우리나라 도교사상의 태두로 단학수련의 체계를 확립한 북창 정(1506∼1549년)의 수련과 관련된 사상을 밝혀주는 자료가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도교사상연구회(회장 이종은·한양대교수)가 8월 17∼18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개최한 「한국도교와 양생사상」세미나에서 량은용교수(원광대 동양종교학과)는 북창의 저서 「단학지남」을 공개하면서 이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지리산의 한 스님으로부터 입수했다』는 이 책은 그 동안 단학 연구자와 수련자에게 지침서였던 「용호결」의 이본으로 전해지고 있던 「단학지남」의 필사본 28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779년에 신돈복에 의해 관련이론과 방법이 추가돼 있다.
량교수는 「신출 단학지남과 북창의 양생사상」이란 제하의 발표에서 『단전호흡, 기공수련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킨다는 양생사상의 도맥은 김시습―정희량―승대주 등으로 이어져 내려오다가 북창에 이르러 구체화됐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단학수련의 교과서로 여겨지던 「용호결」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우리 몸의 기의 조화를 강조하는 이 책은 조선 사상사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북창의 사상은 「내면적인 수양을 통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도교의 「내단사상」을 토대로 불가의 좌선방식과 유가의 주역을 받아들이는 유불도 삼교의 혼합된 형태이다.
량교수는 『북창은 이같은 기본적 입장에서 의학적·생리학적인 해석을 덧붙여 실용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단전호흡을 통해 병을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식들을 제시함으로써 이후 전통의학의 뿌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내단방식으로 수련했던 북창의 동생 정이 「동의보감」편찬에 깊이 관여한 점은 당시 양생사상이 널리 퍼져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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