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대기 20분·당일검사 등 「질경영」전략/기존병원 긴장… 자구책 부심 대형병원의 잇단 신·증설로 국내의료계의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서울과 수도권에 삼성의료원(1천병상)·아주대병원(8백병상)이 신설·개원하고 서울중앙병원이 1천2백병상을 증설, 모두 3천병상 이상이 새로 생겨나며 95년까지 5백병상이 넘는 대형병원이 12개나 신설될 예정이다.
현재 건립을 추진중인 병원은 차병원 서울대병원분원(이상 분당) 국립암센터(일산) 한양대병원분원(구리)등이다.
의료계는 우선 대형 종합병원의 병상수가 대폭 늘어남으로써 입원급행료까지 생겨날 정도로 문턱높던 종합병원의 병실난이 크게 해소되고 지금까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등 몇몇 병원이 독주해온 기형적 의료현상대신 보다 다양한 병원들 사이의 의료서비스 경쟁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의료원의 경우 「보호자 없는 병원」 「무혈수술 확대」 「투약대기시간 20분내로 단축」등 다양한 전략으로 이미 기존 의료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삼성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간호인력을 기존 대학병원보다 훨씬 늘리고 행정업무를 전산화해 간호사가 실제 환자를 돌보는 「직접간호시간」비율을 기존 병원의 26%선에서 5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병원계에 「질관리」의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했던 서울중앙병원 역시 「당일검사 당일통보」 「진료과별 약국운영」 「진료비선불카드제」등 환자대기 시간 단축과 환자편의를 위한 각종 서비스를 속속 실시하고 있다.
신·증설병원인 삼성의료원이나 서울중앙병원의 이같은 「환자끌기」 전략에 기존병원들은 혹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촉각을 세우고 있는 병원은 이들 병원과 유사한 진료권의 영동세브란스·강남성모등 강남지역의 종합병원들이다.
영동세브란스병원의 한 관계자는 『주차장시설을 갖추고 약조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동포장기를 도입하는등 서비스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현재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주민이 전체환자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아무래도 신설 병원들이 가동을 시작하면 외래환자가 줄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 일각에서는 병원간 선의의 경쟁은 서비스개선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경쟁의 심화와 함께 인술을 앞세워야할 의료행위가 돈벌기 위주의 상업주의로 흐를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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