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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보이지 않는 긴장」해소/클린턴 왜 전화했나… 워싱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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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보이지 않는 긴장」해소/클린턴 왜 전화했나… 워싱턴 시각

입력
199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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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상황 한미조율과는 「동상이몽」/평화해결 일치불구 이익상충… 한국 당혹 미국의 대북 핵협상과 관련한 한미 정상간의 「전화합의」는 역설적으로 북미협상을 둘러싼 한미양국간의 미묘한 시각차를 반영하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북미간 핵협상이 시작된 이래 한미양국간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감돌아 왔다. 이러한 긴장상태는 지난주 미국과 북한이 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커다란 진전을 보임에 따라 한층 고조됐다. 특히 지난 7월초 김일성사망 이후 남북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 미국과 북한이 고위급회담에서 상대방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키로 했다는 합의는 한국정부에 시기적으로 상당히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한국정부가 제네바 합의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심정을 내비친 것은 서울이 아닌 워싱턴에서였다. 한승수주미대사는 15일 미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가 주최한 북한문제 세미나에서 오찬 연설을 통해 『북미관계의 진전은 남북 관계의 진전과 동시에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대사는 『북핵문제는 전세계적인 핵확산금지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한국 내부의 문제임을 재차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제네바 합의 3일만에 나온 한대사의 발언은 북핵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기존입장을 되풀이한데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북핵문제가 남북한 문제임을 「재강조」한 것은 시기상으로 미국정부를 겨냥한 메시지로 비쳐졌다.

 미행정부 관리출신인 한 참석자는 『한대사의 발언은 지난해말 한국정부가 북미회담에 제동을 걸려 했던 때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가당시 북핵문제에 대해 소위 「양 궤도(TWO―TRACK) 정책」을 추구하며 북미대화를 지원하다가 과속기미를 보이자 제동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견해차를 「갈등」으로 규정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국가이익에 따른 긴장요인은 분명히 감지된다.

 첫째, 양국은 북핵동결의 방법론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북핵활동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꺼번에 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미국은 『과거는 차후에 묻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행정부 관리들에 의하면 한국정부는 이번에 미국이 북한과의 합의문에 특별사찰을 언급치 못한채 오히려 대북 핵무기 불사용에 합의해 준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김정일체제의 장래에 관한 전망에서도 이견이 드러난다.

 미국은 북한이 김일성 사망직후 약속한대로 제네바의 협상테이블에 복귀해 비교적 신속히 미국과의 핵동결의 후속조치에 동의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행정부 관리들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에는 한미간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상호 국가이익에 따른 견해차로 서울과 워싱턴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음을 부인하지도 않는다.

 엄밀한 의미에서 미국익의 우선순위는 남북한 관계보다는 북핵해결에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은 북미대화에서 「한국 챙기기」에 소홀한 감이 있다.

 클린턴미대통령이 17일 김영삼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개방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면서도 『대북 협상에 신중을 기한다』는 모순된 합의에 동의한 사실은 한반도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딜레마를 반증한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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